임봉혁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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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의 뜻을 밝혀온 40대 남성이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임봉혁 씨(45)가 심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11일 밝혔다.
임 씨는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회복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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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혁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장기기증으로 어디선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이란 판단에 따라 기증을 결심했다.
임봉혁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임 씨는 캔버스 제작 회사에서 이사로 재직했다. 대화와 영화 감상을 즐겼다. 집에서는 9세 딸과 잘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이자 몸이 편찮은 부모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 착한 아들이었다.
임 씨의 아내 강영미 씨는 “혜민 아빠, 여기서는 자기보다 남을 위해 살았으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요. 그리고 우리 혜민이 잘 지켜주고, 나도 여기서 아버님, 어머님 잘 챙기고 혜민이랑 행복하게 지낼게요.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나요. 사랑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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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기증자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감사함을 전하고자 ‘울림길’을 진행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울림길은 기증자의 마지막 길에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기증자를 추모하는 의식이다. 해외에서는 아너 워크(Honor Walk)라고 불린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며 “기증자 임봉혁 님과 가족분들은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고 희망의 씨앗을 꽃 피운 영웅”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