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첼로 네 대만으로 구성된 4중주단이 무대에 올라온다. 이들의 첼로는 은색으로 빛난다. 농촌에서 낯익은 농약 분무기가 몸통이다. 역시 쨍하니 밝지만 아름다운 첼로의 화음이 울려퍼진다. 작곡가 이승규의 업사이클(재활용) 음악단체 크리에이티브아트가 만든 ‘플라스틱 콰르텟’과 ‘유니크 첼로 콰르텟’이다. 플라스틱 콰르텟의 악기들은 어린이용 장난감으로 만들었다.
©수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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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후위기가 가져온 멸종을 고발한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를 작곡해 발표했고, 2022년 버려진 농약 분무기로 유니크 첼로를 개발했다. 7월에 창단 연주회를 열고 다음해에는 정규 1집 ‘위로’를 발매했다. 업사이클 현악기 16대로 구성된 유니크 챔버 오케스트라도 그해 만들었고, 7월에 광주 동구 계림동에 업사이클 음악 공간 ‘물꼬’를 열었다. 2024년에는 플라스틱 콰르텟을 창단했다.
“농약분무기는 크고 구하기 쉬운 울림통이 있는 데다 나무 첼로와 가로 사이즈가 같아 업사이클 첼로의 재료로 택했습니다. 플라스틱 현악기를 만드는 데는 단단한 정도가 악기를 만들기 적합한 ABS 플라스틱 소재의 장난감을 쓰고 있죠.”
이 작곡가는 업사이클 소재로 칼림바(손으로 뜯어 오르골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악기)를 제작해 보급도 하고 있다. “기존 칼림바에 비해 1개를 만드는 데 1.2kg의 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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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광주 남구 양촌길에서 후원 콘서트도 갖는다. 이승규의 ‘이계’ ‘잃어버린 동물의 사육제’,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트레팍’,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 등을 플라스틱 콰르텟과 유니크 첼로 콰르텟이 연주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