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의 조선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 트럼프 “조선업에 특별 세제 혜택”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한 의회 연설에서 자신의 국방 정책 구상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에 새로운 조선 (담당) 사무국을 설치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tax incentives)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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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조선업 부활에 대한 관심을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해양 패권을 중국에 내주지 않기 위해 이 분야에서 동맹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점도 드러내왔다. 이에 미국 의회도 지난해 12월 미국의 조선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 및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규정한 ‘존스법’ 등으로 미 조선업과 해군력이 쇠퇴하면서 급성장한 중국 조선업 및 해군력에 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 “조선업, 韓의 협상 카드…수혜 기대”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조선업 강국 한국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 선박의 28%를 건조해 중국(51%)에 이은 세계 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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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 시간)에는 한미 산업장관이 처음으로 만나 조선 산업 협력과 관세 조치를 논의할 한미 실무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두 장관은 미 워싱턴 상무부 회의실에서 1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하며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협력 의제에 대해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통상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업 분야는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주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존 펠런 미국 해군장관 지명자도 지난달 27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 질의에 “(한국의) 한화는 최근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며 “그들의 자본과 기술을 이곳(미국)으로 유치하는 것은 내 생각에 매우 매우 중요(critical)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 지분 100%(한화오션 40%, 한화시스템 60%)를 인수한 바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