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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1100회에 걸친 헌혈로 240만명의 생명을 구한 희귀 혈액 남성이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3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제임스 해리슨(88)은 지난달 1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센트럴 코스트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황금팔의 사나이’로 알려진 해리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헌혈한 인물 중 한 명으로, 14살 때 큰 수술을 받으면서 수혈받은 것을 계기로 헌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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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5년에 ‘가장 많은 혈장 기증’ 세계 기록을 세웠으며, 이 기록은 2022년까지 유지됐다. 이같은 공로로 1999년에는 호주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해리슨의 혈액에는 태아 및 신생아 용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희귀 항체 Anti-D(항-D 항체)가 포함돼, 240만명이 넘는 신생아의 생명을 구했다.
신생아 용혈성 질환은 임신 중 어머니와 태아의 적혈구가 맞지 않을 때 발생하는데, 어머니의 면역 체계가 태아의 혈액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1960년대 중반 Anti-D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진단받은 아기 2명 중 1명이 사망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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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의 딸은 “아버지는 큰 비용을 들이거나 고통 없이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을 자랑스러워하셨다”며 “아버지는 항상 아프지 않다고 하셨고, ‘네가 구한 생명이 바로 네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수혜자 중 한 명인 레베카 인드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혈하는 일은 놀랍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특히 우리 같은 평범한 가족이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평생을 바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