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제소로 후판 최대 38% 관세 이어 동국제강, 도금·컬러강판에도 반덤핑 제소
동국씨엠 부산공장(사진)은 연간 도금제품 170만톤(t), 컬러강판 8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이다. 동국제강그룹 제공
동국제강그룹이 건축용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해 반덤핑(AD) 제소에 나섰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무분별한 유입이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밀어내기 물량이 늘어나자, 국내 철강업계는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금·컬러강판은 철강 표면에 도금이나 색상을 입혀 부식과 외부 손상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주로 건축물의 지붕·내벽·외벽, 공장·창고 패널, 간판 등 내외장재로 사용된다.
27일 동국제강그룹에 따르면 동국씨엠은 세아씨엠, KG스틸 등 동종업계와 협력해 3월 말까지 제소를 추진할 방침이다. 동국씨엠은 국내 최대 건축용 도금·컬러강판 생산 업체로 이번 제소의 배경으로 △프리미엄화·차별화에 주력하는 국내 업체들의 발전 저해 △내수 시장 가격 왜곡 △기준 미달 제품으로 인한 국민 주거 안전 위협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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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유입된 중국산 제품은 국산보다 10~15%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국내 시장 가격을 교란할 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의 도금량은 건축법 규정(제곱미터당 90g)에 한참 못 미치는 제곱미터당 60g 수준임에도 대량 유통되고 있어 품질과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국내 수요량 및 중국산 수입량
연도
국내 수요량(t)
중국산 수입량(t)
중국산 비중(%)
2022
271만6000
76만4053
28.1
2023
263만4520
88만31
33.4
2024
250만2794
102만1617
40.8
관세청 및 업계 종합중국산 철강재는 다양한 품목에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 경기 침체와 건설업 부진으로 인해 잉여 생산량이 급증하자 중국 철강업체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무관세로 저가 철강재를 국내로 대거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중국산 후판의 경우 수입량이 2021년 약 45만t에서 2024년 138만 톤으로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이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무역위원회는 최근 해당 품목에 27.91∼38.02%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냉연강판 등 다양한 철강재의 기초 소재로 쓰이는 열연강판 역시 국산보다 최대 20%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로 유입되자 반덤핑 제소가 이뤄졌고, 무역위는 조만간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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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