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겨냥 “사법리스크 해결 못한 대통령은 국가리스크”

“권력 잡았다고 재판 중지되면 많은 국민 바보 되는 것”
“윤석열 대응 비상식적…박지원, 어른답지 않게 날 공격”

이낙연 전 총리가 26일 서울 동대문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24 한중청소년문화교류축제 제14회 푸른별포럼에서 ‘나의 청년시절이야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4.5.26 뉴스1

김지현 기자 =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사법리스크를 얼버무리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한다면 그건 개인의 리스크를 넘어서 국가의 리스크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MBN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이 대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법리스크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 개 재판을 받는 분이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재판이 중지된다면 법을 지키고 살아온 수많은 국민들, 작은 실수로 처벌받고 불이익까지 겪고 계시는 많은 국민이 모두 바보가 되는 것이고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그것은 큰 불행”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사법리스크는 사실 민주당만의 문제는 아니라면서 “국민의힘도 대선주자급에서 사법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분들이 계시지 않나. ‘명태균 스캔들’에 연루된 분들은 빨리 정리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겨냥했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최근 한 방송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정지되는 건 다수설”이라고 언급한 데 있어서도 “모든 법 해석에서 일관되게 통용되는 대원칙은 특혜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니까 형사상 소추도 면제한다는 건 특혜”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 보수’ 발언에 따른 논란에 있어서도 “(발언 배경은) 선거를 위한 게 아니겠나. 우클릭을 더욱더 보강하는, 또는 정당화하는 그런 것”이라며 “(그리고 이 대표가) 중도 보수라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중도 정당이라고 했다는데, 오락가락하는 그런 것이 또 하나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30 뉴스1

이 전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대 야당을 상대로 “대통령으로서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고 좌절감도 느꼈을 것”이라며 “그런다고 해서 비상계엄이냐는 것은 아니다. 대응 자체가 비상식적인 것이고 그 비상식성 때문이라도 대통령직에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낼 당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발탁됐을 때 반대했다는 설에 있어서는 “대놓고 반대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얘길 들었다”며 “우선은 패거리 짓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자신이 주장한 ‘윤석열·이재명 동시 청산이 시대정신’을 두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정신 나간 얘기”라고 하는 등 박 의원과 설전이 벌어진 데 있어서는 “수십 년 동안 형님, 동생으로 지낸 사인데 몇 년 사이 (박 의원이) 형님답지도 않고 어른답지도 않게 저를 수없이 비방하고 공격했다”고 서운함을 비쳤다.

이 전 총리는 ‘동반 청산’ 주장과 관련해 “만약 저희(새미래민주당)가 없었더라면 정치권에서 아무도 그 말을 안 했을 것”이라며 “양편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누가 그 말을 하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당제’로 한국 정치 형태가 변화해야 한다면서 “과반 의석을 가지면 힘 자랑을 하고 싶고 힘이 넘쳐나면 주체를 못 하는 게 사춘기 소년들만 그러는 게 아니다”며 “정치에서 이같이 폭주하지 못하게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다당제”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