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늘 헌재 최후진술] 전문가-시민들이 원하는 메시지는 ① 헌재 결정에 대통령다운 승복 “그동안 책임 회피 급급한 모습, ‘어떤 결정도 수용’ 자세 보여야” ② 국정-경제 혼란 진솔한 사과 “계엄 판단에 대한 잘못 인정… 두달 넘긴 국민 고통 어루만져야” ③ 계엄 전모에 대한 솔직한 설명 “평화적 계엄 주장, 공감 어려워… 자초지종 세세한 해명 있어야” ④ 분열 멈출 국민통합 메시지 “의견 달라도 힘모아 국난 극복… 강성 지지층 향한 당부 필요”
광고 로드중
“계엄이라는 본인 판단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하고, 계엄 책임을 다 안고 갈 테니 용서해 주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회 갈등이 더 증폭되지 않도록 헌법재판소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재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윤 대통령이 최후 진술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대국민 담화와 헌재 변론에서 진솔한 사과 대신 부하들에게 책임을 넘기며 강성 지지층을 향한 옥중 메시지로 분열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고 로드중
● “尹, 가장 책임감 없는 모습 보여”
비상계엄 이후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위헌적 포고령에 대해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책임을 미뤘고,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등 군 병력의 국회 진입 장면이 생중계됐음에도 “일시적·평화적 계엄”이라고 강변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해선 “(국회에서)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게 ‘의원’을 빼내라고 한 걸로 둔갑된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관저 농성 과정과 체포 이후 변호인 및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견을 통해 잇따라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여론 분열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지난달 1일엔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애국시민’이라고 부르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고, 10일엔 “당이 자유 수호 주권 회복 의식과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 주면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않겠냐”고 했다. 비상계엄 옹호를 ‘자유 수호 운동’이라고 강변하며 여당이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따라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광고 로드중
● “대통령다운 승복과 통합 메시지 내야”
하지만 계엄 사태로 초유의 혼란과 경제적 피해를 끼친 만큼 계엄 전모에 대한 솔직한 설명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 전 교수는 “대통령은 선출된 최고 권력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계엄 전모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국민들의 고통과 사회 불안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를 하면 그게 자연스럽게 통합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도 견해가 다르더라도 나라가 어려우니 힘을 모아서 극복해 나가자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윤 대통령 집무실에 놓였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s stop here)”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잘 지속돼야 하고, 모든 걸 내가 책임질 테니 비상계엄에 동원된 장군들이나 인원들, 자신의 명령을 따른 이들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밉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계속 강조했던 헌정질서에 대한 존중, 법치주의의 가치가 마지막 변론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 시민들 “진솔한 설명과 사과 기대”
시민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이 헌재 최후 진술에서 분열된 여론을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직장인 정명준 씨(47)는 “윤 대통령이 수사당국의 체포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절차에 불응하면서 여론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생각한다”며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와도 순응을 하고,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대학에 다니는 이모 씨(27)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대통령뿐 아니라 경찰이나 각 부처 주요 책임자들이 직무 정지되지 않았느냐”며 “민생과 치안 문제가 산적한 지금, 국정 기능을 무력화한 데 대한 진솔한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정환 씨(35) 또한 “‘계몽령’ ‘평화적 계엄’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체포 지시 없었다’며 버티는 모습이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껴졌다”며 “아직도 혼란스러워하는 국민들을 생각해 진솔한 설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