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 스님 인터뷰
수불 스님은 “명상이 흙탕물을 가라앉혀 맑은 물과 흙을 분리하는 것이라면, 간화선은 흙 자체를 없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늘 맑은 상태로 있게 하는 것”이라며 “누구나 노력만 하면 어느 정도의 선 체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사람이 자기 마음을 볼 수 있습니까?”(수불 스님)
“그게 되면 득도한 것 아닌지요.”(기자)
“하하하, 볼 수 있는데도 어렵다고, 그래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어리석음이지요. 간화선(看話禪)은 본래 볼 수 있는 그 마음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확인시켜 주는 길입니다.”(수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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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30여 년간 대중에 간화선을 가르쳐 온 수불 스님은 “스님들만 하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접하려는 사람이 적지만 사실 현대인에게 더 맞고 효과적인 것이 간화선”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흙탕물일 때 차분히 명상하면, 흙은 밑으로 가라앉고 위에는 맑은 물이 뜹니다. 하지만 흙 자체를 없애지 못하기에 어떤 상황이 생겨 마음이 흔들리면 다시 흙탕물이 되지요. 반면 간화선은 흙 자체를 없애서 바람이 불고, 흔들려도 언제나 늘 맑은 상태에 이르게 합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는 1989년 부산 금정포교당을 시작으로, 2001년 서울 안국선원, 2005년 부산 안국선원을 세우며 본격적인 간화선 대중화에 나섰다. 지금까지 직접 지도한 사람만 약 6만 명. 이 중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름대로 선 체험을 한 사람도 약 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구글 엔지니어이자 세계적인 명상가로 활약하고 있는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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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안국선원은 5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수불 스님의 간화선 지도 동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찾아오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가르쳤는데, 더 많은 사람이 간화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가르치는 과정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수행 과정, 화두를 깰 때의 모습 등을 세세히 담았다고 한다.
“간화선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수행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내는 사람이 많아요. 언제, 어디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수행 방법이라는 걸 알리는 것도 제 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불 스님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한국불교나 선 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이 간화선을 체험하고 화두를 깨는 모습도 담았다”라며 “간화선 수행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화를 가라앉히는걸 넘어 화를 없애는 길에 이르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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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