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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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특정 대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 2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12%)에 이어 두 번째로 발병률(11.8%)이 높다. 젊은 사람도 많이 걸린다. 국제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1위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10~30%)과 환경적 요인(70~90%)으로 나뉜다. 환경적 요인은 수정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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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요구르트 섭취에 따른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통해 특정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권위 있는 학술지 장내 미생물학(Gut Microbes)에 발표했다.
십만 명 이상의 남녀 성인을 수십 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요구르트를 장기간 섭취한 사람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양성 대장암(대장암 종양에서 유익 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의 존재가 확인된 사례)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르트 섭취와 비 세균성 대장암 위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지만, 일주일에 최소 2회 섭취하면 비피도박테리움 양성 결장암 위험이 20% 낮아졌다.
연구자들은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 식품에서 발견되는 비피도박테리움을 포함한 건강한 박테리아가 장에 살고 있는 해로운 박테리아의 양을 줄여 박테리아로 인한 결장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대장에서 주로 서식하는 비피도박테리움은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으며 염증성 장 질환 예방, 면역력 강화 등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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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간호사 건강연구(NHS)와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HPFS) 데이터를 활용했다. NHS는 1976년부터 10만 명 이상의 여성 등록 간호사를, HPFS는 1986년부터 5만 1000명 이상의 남성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주기적으로 생활 습관 요소와 질병 발병 유무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여기에는 플레인 및 가향 요구르트를 포함해 하루 유제품 섭취량에 관한 질문도 들어 있다.
연구진은 또한 대장암 확진 판정을 받은 참가자들의 조직 샘플을 분석하여 종양 조직 내 비피도박테리움 DNA의 양을 측정했다.
두 연구 집단에서 발생한 총 3079건의 대장암 확진 사례 중 비피도박테리움 함량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 것은 1121건 이었다. 이중 346건(31%)이 비피도박테리움 양성이었고, 775건(69%)은 비피도박테리움 음성이었다.
연구진은 장기간 요구르트 섭취와 전체 대장암 발병률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피도박테리움이 발견된 종양에서 연관성을 찾아냈다. 앞서 설명했듯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요구르트를 섭취한 참가자는 이러한 종양 발병률이 20% 낮았다. 이 감소는 주로 오른쪽 결장인 근위 결장암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위 결장암은 원위(결장 왼쪽) 결장암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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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를 포함한 발효유 제품이 위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오래전부터 믿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비피도박테리움 양성 종양에 특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브리검 여성병원 병리학부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역학부 교수이자 공동 책임저자인 토모타카 우가이(Tomotaka Ugai) 박사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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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의 프로바이오틱스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는 변이 결장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여 유해 세균이 확산될 위험을 감소시킨다.
연구진은 장기간의 요구르트 섭취가 장내 미생물군, 특히 비피도박테리움을 변화시켜 근위 결장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지만, 확정적인 결론을 도출하려면 기초 과학 연구와 인구 건강 연구를 결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