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엔진 단 K9 그동안 중동 수출 제약 지난해 민관기술협력으로 엔진 국산화 성공 사막·산악 등 1만km 주행 테스트로 품질 입증 2조 규모 이집트 K9 자주포 공급 본격화 작년 실적 ‘슈퍼서프’… 상승세 지속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에서 진행한 K9 자주포 엔진 내구성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사막과 산악 등 다양한 환경에서 1년 동안 약 1만km를 주행하면서 출력 등 성능을 검증하고 현지 정부가 요구하는 기술과 운용 요건을 충족했다.
K9 자주포에는 100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지금까지는 독일 제품을 STX엔진이 면허 생산해 공급한 라이선스 엔진이 K9 자주포에 탑재됐다. 현재 실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수출된 K9 자주포에는 모두 라이선스 엔진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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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발된 국산엔진을 기존 K9 체계에 통합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년 동안 베테랑 조종수들을 투입해 새 엔진이 탑재된 K9 자주포의 주행 및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조종수 4명이 번갈아가면서 매일 약 100km씩 주행했다고 한다. 1만km에 달하는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통해 이번에 품질을 입증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가 중동 사막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핵심 기술 국산화를 발판으로 K-방산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방산 수출 호조에 따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이 11조2462억 원, 영업이익은 1조7247억 원이다. 특히 매출 증가율(43%)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 성장률(190%)로 수익성까지 대폭 개선된 실적을 완성했다. 또한 처음으로 수출 비중(53%)이 내수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거듭나는 면모를 보였다.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상방산부문 수주잔고는 32조4000억 원(2024년 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약 4조5000억 원가량 늘었다. 여기에 루마니아 K9 공급계약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천궁Ⅱ 양산계약과 폴란드 K9 2차 물량 실행계약 등 지난해 이뤄진 다수 계약도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올해는 내수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K21 보병전투차량 4차 양산과 230mm급 다연장 천무 3차 양산계약이 본격적으로 실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21 보병전투차량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