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인수때 핵심 투자자에 IPO-매각 등 사전동의권 넘겨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 지적
글로벌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센트로이드가 또 다른 핵심 투자자와 ‘이면계약’을 맺은 정황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경영 관련 중요한 결정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핵심 투자자인 국내 의류업체 F&F에 넘기는 계약으로,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도 제기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지난달 센트로이드를 비롯해 테일러메이드 주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기업공개(IPO)나 매각, 이사 선임 등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 F&F가 사전 동의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센트로이드와 F&F의 계약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짙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249조 14에 따르면 PEF 등 업무집행사원은 투자 회사의 지분 증권 매매의 가격·시기·방법과 지분 증권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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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이드는 2027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IPO나 매각 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계약 내용을 감안할 때 F&F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회사 처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테일러메이드 투자에 나섰던 국내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 투자자는 “회사 처분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넘겨준 것을 알았으면 테일러메이드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센트로이드 관계자는 계약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F&F가 매각 등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사전 동의권 등에 관한 내용을 이미 알렸다”고 해명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