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매도에 호된 신고식 “대기업 상장 불패, 공식 깨져” 올해 상장 8곳 데뷔날 14% 하락 IPO 추진 기업들 공모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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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직원 최모 씨(42)는 LG CNS가 수요예측에서 대거 자금을 끌어모으며 공모가가 상단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일반 청약에 참여해 30주를 받았다. 하지만 LG CNS의 주가는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5% 넘게 하락했다. 최 씨는 고민 끝에 오전 10시 무렵 공모주를 모두 처분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거둬 이번에도 기대가 컸는데 손실만 남았다”며 “오후에 주가 하락 폭이 커진 걸 보고 일찍 판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연초 이후 공모주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장의 기대가 컸던 LG CNS도 혹독한 증시 데뷔전을 치렀다. 올 들어 상장한 8개 기업의 첫날 평균 등락률이 ―10%를 하회하는 등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 상장한 LG CNS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낮은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555억 원, 29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856억 원을 순매수하며 기관,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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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장이 LG CNS에 5년 전 투자한 사모펀드의 자금 회수를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도 있다. LG CNS는 상장과 함께 1조1994억 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는데, 이 중 절반인 약 6000억 원이 맥쿼리PE의 몫(구주매출)으로 돌아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전까지만 해도 공모가로 받아 첫날 시초가에 매도해도 수익을 거둘 수 있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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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