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관련 부당대출 총 730억중 現경영진 취임후 전체의 62% 발생 동양-ABL생명 M&A 제동 가능성 KB-NH 수백억 부당대출도 적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감원장은 지난해 은행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검사결과와 관련해 내부통제의 부실 수준이 ‘기본적 역량을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025.2.4 뉴스1
●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추가 적발
금감원은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정기검사 일정까지 앞당겨 고강도 검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매운맛’을 예고하기도 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기자설명회에 나서 손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380억 원을 추가 적발(총 730억 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부당 대출 중 절반 이상(451억 원·61.8%)이 임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됐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해당 회장(손태승)뿐만 아니라 통제하지 못한 모든 분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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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양생명·ABL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해 리스크관리위 심의 내용이 이사회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점을 절차상 하자로 지적했다. 또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금융 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보험사 인수가의 약 10%·1550억 원)을 몰취(소유권 박탈)하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돼 있었음에도 이 같은 중요 사항이 공식 이사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연체되지 않은 정상 대출을 현 경영진이 일일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계약금 몰취 조항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 KB·NH서도 수백억 원대 부당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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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이날 검사 결과를 두고 “주요 지주·은행의 임직원들이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 대출 등 위법 행위 및 편법 영업을 서슴지 않았다”며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