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우려에 불투명성 커진 암호화폐 시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현대 금융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10년 안에 비트코인 가치가 ‘제로(0)’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암호화폐는 쓸모가) 전혀 없다”는 언급과 월가의 ‘투자 전설’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의 “투기성 화폐”라는 평가에 이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이 또 나온 것이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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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 [GETTYIMAGES]
파마 교수는 “비트코인이 붕괴하길 바란다. 만약 비트코인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전망에 대해 “틀릴 가능성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도 자서전 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암호화폐가 어떤 쓸모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1월 30일 NYT에 게재된 이 인터뷰에서 그는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들도 암호화폐의 실체를 스스로 속이고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워드 막스 회장은 지난달 한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주식, 채권, 부동산과는 달리 암호화폐는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는다.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매길 수가 없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가 얼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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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암호화폐 가격이 출렁이는 등 가상자산 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3일 중국‧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동안 74만2778명이 가상자산 파생시장에서 22억6000만 달러(약 3조3100억 원)를 청산당했다. 이는 24시간 기준 최대 청산이었던 2022년 FTX(약 16억 달러) 사태를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은 반등세로 돌아섰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