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美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 언급 외교부 “북한 핵보유국 지위 절대 불가…비핵화 공조 지속”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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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인 그간 한미의 정책 노선과 사실상 반대 노선에 있는 언급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간 소통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사전 서면 답변에서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The DPRK’s status as a nuclear power)”라는 언급을 했다.
그는 북한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 사거리 확대 시도와 사이버 능력 고도화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지역, 전 세계의 안정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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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후보자가 사용한 ‘nuclear power’라는 용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s)과는 분명 차이는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한 지위에 있다는 해석이 되기 때문에 조야에서는 사실상 핵보유국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 유세 과정에서 북한을 ‘심각한 핵보유국’(serious nuclear power)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후보자가 청문회 도중 구두 답변이 아닌 사전 서면 답변서에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한 것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보여 주기 위한 메시지 차원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가운데 수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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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면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일부 폐기’, 핵능력 시설의 ‘일부 폐쇄’ 등 북한의 핵능력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일부 능력만 감소 및 차단하기 위한 협상이 가능해진다. 이는 결국 한국의 대북정책에도 ‘완전한 전환’이 불가피하게 되는 요인이다.
물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나오는 ‘핵보유국’ 발언이 북한을 NPT 회원국 수준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기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일단 ‘비핵화는 없다’라고 공언하는 북한을 핵 협상장으로 나오게 유도하기 위한 수사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성과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결과’를 내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공식화하는 협상을 진행한다면 한국은 북한으로부터의 최대 위협 요인을 항구적으로 안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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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부터 워싱턴 조야에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헤그세스의 입장 표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비현실적’이라는 워싱턴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그의 발언이 오히려 특별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비핵화가 어렵다고 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고 오인할 수 있는 용어 사용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한국이 트럼프 측과 대북정책 및 기조를 공유하기 위한 소통을 적절하게 진행하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북한 비핵화는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이라며 “NPT 상 북한은 절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북한은 NPT,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위반해 불법으로 핵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