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신인상 포인트 2위를 차지한 이동은은 자신의 첫 해에 대해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내가 단단해질 수 있는 한 해”라고 평가했다. KLPGA투어 제공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동은(21)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첫 해를 이렇게 돌아봤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30개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 두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여덟 번 진입 하는 등 ‘루키’로서 준수한 한 해를 보냈다. 상금 역시 4억 3304만 원을 모으며 24위로 2025시즌 시드도 지켜냈다. 이동은은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목표는 ‘우선 시드만 유지하자’였기 때문에 우승과 별개로 내가 정말 오고 싶었던 1부 투어 무대를 뛰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며 “카메라에 비칠 때 종종 무표정한 모습이 보여 오해도 받았지만, 즐겁게 한 해를 보냈다”며 웃었다. 평소 목소리가 작고 조용한 성격의 이동은은 활발하지 못하다는 오해를 받지만, 지인들에겐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자신에게 우승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명확한 성찰도 마쳤다. 이동은은 “드림투어(2부)와 달리 1부 무대는 확실히 그린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다”며 “그린에서 브레이크를 보는 것도 그렇고 속도감에 대한 감을 쉽게 잡지 못했다”고 했다. 드림 투어는 KLPGA투어에 비해 그린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퍼트를 예민하게 치지 않아도 대부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KLPGA투어는 그린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대회장마다 핀 위치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린에 대한 적응이 부족하면 타수를 쉽게 줄일 수 없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투어 평균(30.4개)를 밑도는 평균 퍼팅 30.8개로 투어 선수 115명 중 94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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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조용한 성격의 이동은은 지난 시즌 카메라에 잡힐 때 무표정한 모습이 많아 팬들의 오해를 받았지만, 지인들 사이에선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대회 중 카메라를 향해 ‘V’를 하는 이동은. KLPGA투어 제공
유력한 우승이 점쳐졌던 OK저축은행 대회 역시 과한 욕심 탓에 우승을 놓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가장 아쉬웠던 대회이자 다시 돌아가고 싶은 대회”라고 했다. 당시 대회는 3라운드로 열렸는데, 이동은은 1라운드에서 공동 1위로 출발한 뒤 2라운드에서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동은은 “내가 1등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내게 정말 긴장감을 줬다. 내가 따라가는 상황이 아닌 언니들이 나를 따라오는 상황이 부담됐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타수를 지키기만 하자’란 생각에 방어적으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내 골프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스 샷이 정말 많았다”고 했다. 이동은은 이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결국 1오버파를 기록하며 선두와 3타 차 공동 7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동은은 “다시 돌아만 갈 수 있다면 정말 과감하게 칠 것”이라며 “소심하게 쳐서 후회할 바엔 그냥 시원하게 친 뒤에 후회하는 게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12일 미국으로 겨울훈련을 떠난 이동은은 100m 이내의 웨지샷 연습과 퍼트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동은은 다음 시즌 자신의 데뷔 첫 승을 갤러리가 많기로 유명한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이뤄내고 싶다고 했다. KLPGA투어 제공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