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금융시장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을 넘어섰다. 19일 환율은 오후 3시 반(주간거래 종료) 기준 1451.9원에 거래됐고 이후에 1453원 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전광판.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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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저항선으로 꼽히던 1450원을 돌파했다. 국내 정치 혼란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와중에 미국 연준발 악재까지 덮친 탓이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내년에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내년 기준금리(중간값) 전망치를 당초 3.4%에서 3.9%로 올리고 인하 횟수도 4회에서 2회로 축소한 것이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불붙일 것을 우려한 조치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예고에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19일 16.4원 급등한 1451.9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50원을 웃돈 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조만간 15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내년 1%대 저성장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 물가를 높여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우려가 크다.
더 심각한 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마저 내년부터 1%대로 추락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현재 2% 수준인 잠재성장률이 내년부터 5년간 연평균 1.8%로 떨어진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40년대 후반엔 0.6%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급감하는 가운데 혁신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고 구조개혁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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