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SNS 제안에 트럼프 수용… 6월 27일, 9월 10일 2회 대결 합의 ‘9월이후 3차례’ 美대선 전통 깨 바이든, 지지율 반전 승부수 띄워 트럼프, 사법 리스크 탈출 노려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CNN 방송 주최로 다음 달 27일 첫 TV 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2020년 대선 당시 두 사람이 TV 토론을 하는 모습. 내슈빌=AP뉴시스
“나는 사기꾼(crooked) 조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이 다음 달 갑작스레 열리게 됐다. 두 대선 후보는 기존 TV토론에 거부감을 표시해 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안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1시간 만에 받아들이며 전격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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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나한테 두 번 져” vs 트럼프 “한판 붙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시간쯤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판 붙자(Let’s get ready to Rumble)”고 응수했다. 그는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인 바이든과 토론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난 토론을 두 번 이상 할 것과 더 큰 공개 장소에서 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지만 바이든은 대중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두 대선 후보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첫 TV토론은 CNN 주최로 다음 달 27일 열리게 됐다. CNN의 애틀랜타 스튜디오에서 방청객 없이 이뤄진다. CNN은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이후 방청객이 없는 첫 TV 토론”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토론은 ABC 주최로 9월 10일 열릴 계획이나 세부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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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위원회가 “토론을 공정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더 이른 시기에 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36년간 이어진 방식과 다른 TV토론을 택한 건 서로 현 상황을 뒤집을 승부수를 노렸단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등 주요 경합주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운명을 뒤집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 묶여 선거 유세에 나설 시간이 부족한 데다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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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실제 토론이 성사될진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성사된 TV토론 두 번에 더해 추가로 두 번 더 할 것을 제안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 현 합의가 결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