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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아 보급형 전기차, LG엔솔과 합작 배터리 장착한다

입력 | 2024-05-14 03:00:00

양사 합작 인도네시아공장서 생산
中 배터리에 맞서 가격경쟁력 갖춰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 소형모델 탑재
4000만원대 모델로 본격 대중화 나서



기아 EV4


기아의 중저가 신형 전기차인 EV3와 EV4에 인도네시아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 공장(HLI그린파워)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한국 대표 완성차 및 배터리셀 업체의 연합 전선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가성비로 중무장한 중국 전기차 진영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차그룹, LG엔솔과 ‘전기차 대중화’ 시동

13일 본보 취재 결과 각각 7월과 내년 상반기(1∼6월)에 출시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와 세단 EV4에는 HLI그린파워에서 공급되는 배터리가 장착된다. 두 차종은 기아의 대표적 ‘전기차 대중화’ 모델로 가격은 4000만 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배터리가 들어간 EV3와 EV4는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중국 이외 글로벌 지역에서 판매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지분 절반씩을 가진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2021년 9월 착공했고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두 회사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2100만 t)에 값싼 인건비를 가진 현지 장점을 고려해 한국 기업으로선 동남아 지역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공장을 만들었다. 3분기(7∼9월)부터는 현대차 현지 생산 공장에서 내수용으로 양산될 코나 일렉트릭에도 여기서 제작된 배터리가 들어간다.

그동안 중저가 전기차 모델의 경우 중국산 배터리에 크게 의존해 오던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급망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판매가가 2000만 원대인 기아 레이 EV에는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각각 시작가 4855만 원과 4352만 원인 기아 니로EV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국내)에는 CATL의 NCM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셀 업체 제품이라 해도 그간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중저가 전기차 모델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며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차 브랜드의 ‘텃밭’인 동남아 지역을 전기차 모델로 공략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 국내 배터리사, 보급형 전기차로 확장

주로 5000만 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납품하던 국내 배터리셀 업체들의 사업 영역 확장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을 계기로 미드니켈(Mid-Ni) 배터리 등 고용량 하이니켈(High-Ni) 배터리 대비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제품군으로 판매처(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중국산 LFP 배터리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보급형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테슬라 ‘모델Y’의 경우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 후륜구동’의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올해 1∼4월 누적 국내 수입차 판매량(6016대) 1위에 올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같은 NCM 배터리라 하더라도 그 안에 다양한 성능과 가격대의 제품이 있다”며 “(인도네시아산 배터리 납품은) 한국 배터리셀 업체들이 보급형 배터리 시장 진출에 신호탄을 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