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원법 통과 6개월 걸려 ‘무기 공백’ 실전 배치까지 향후 2개월이 고비 CNN “러, 22개월새 최대 규모 진격”
러 탱크 막는 우크라 ‘용의 이빨’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일대에 러시아 탱크 등의 전진을 방해하기 위한 흰색 피라미드 모양의 콘크리트 구조물 ‘용의 이빨’이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올 2월 인근 요충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한 후 러시아군의 공세에 줄곧 밀리고 있다. 이에 최전선 곳곳에 참호 및 바리케이드를 건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르키우=AP 뉴시스
미 CNN방송은 1일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집중적으로 공격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냈다”며 “2022년 7월 전략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 점령 이후 최대 규모의 진격”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월 아우디이우카에 이어 지난달 말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여러 마을을 점령하며 기세를 올렸다. 최근엔 인근 세메니우카와 노보바흐무티우카도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8일 동부전선 악화로 우크라이나군은 아우디이우카 북쪽 베르디치우와 세메니우카, 마리앙카 인근 노보미하일리우카 등에서 후퇴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수세에 처한 상황이지만 당장은 이를 상쇄할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의회에서 지원 예산이 통과한 뒤 미 국방부는 곧장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패키지를 발표해 희망의 싹이 생겼다. 하지만 탄약 등 실제 무기가 전선에 도착하려면 더 기다려야 해 당장 숨통이 트이긴 어려운 지경이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향후 2개월이 절체절명의 시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 주둔한 우크라이나 제92기계화보병여단의 유리 페도렌코 드론 사령관은 “이제부터 두 달은 러시아군에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현재의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미 국무부는 1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화학무기 클로로피크린 등을 사용해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위반했다”며 제재를 시사했다. 러시아는 현재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고 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관련해 “서방의 간섭만 없었으면 진작 끝났을 것”이라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항복을 노리고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