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즈베키스탄 대학과 학과 개설-공동학위 수여 추진

입력 | 2024-05-02 03:00:00

‘교육 문화 영토’ 확장 계명대
우즈베크 예술학술원 요청으로
국제 미술 실기 대회 첫 개최
한국어교육학 등 공동 운영



지난달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예술학술원 본관에서 열린 계명의 날 행사에서 방문객들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타슈켄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국제적인 미술 실기 대회에서 상을 받아 행복합니다.”

사마르칸트 예술고에 재학 중인 라시도바 샤흐노자 양(18)은 지난달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예술학술원 본관에서 열린 ‘제1회 계명 국제 미술 실기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어 “한국 유학의 기회가 생긴다면 계명대에서 공부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예술학술원이 요청해 이뤄졌다. 계명대 미술대 학생들은 2022년부터 이 예술학술원이 주최하는 ‘국제 순수 및 응용 미술 공예 축제’에 참가하면서 실력과 재능을 뽐냈다. 이를 눈여겨본 아크말 바홉자노비치 누리디노프 예술학술원 원장이 독립된 공간에서 작품을 확대 전시하고 예술 활동도 늘려 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계명대는 더 나아가 현지 꿈나무들을 위한 국제 미술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 우즈베크에서 국제미술 대회

이번 대회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내로라하는 예술고와 대학의 미술 전공자들이 참가했다. 총 502점이 접수됐고, 최종 본선 수상자 21명이 시상식 및 전시회에 참석했다. 대상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예술고 사포예프 무스타포존 군(18)이 받았다. 이 학교는 대상과 동상, 장려상 등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날 장려상을 받은 우즈베키스탄 호레즘 예술고교 압둘라예바 딜노자 양(18)은 시상식에 참석하려고 1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오는 열정을 보였다. 계명대는 대상 상금 600달러를 포함해 총상금 5300달러를 수여했다.

누리디노프 원장은 “대회가 초중고교, 대학생 모두가 참가하는 국제적인 콩쿠르로 발전하길 희망한다.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의 눈을 통해 한국을 바라보는 모습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이 탄생하면 두 나라의 상생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 학술 교류 넓혀가

지난달 15일 국제 순수 및 응용 미술 공예 축제 행사장에서 계명대 회화과 학생들이 인물 크로키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타슈켄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계명대가 우즈베키스탄에 ‘교육 문화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현지 대학 등과 잇달아 협정을 체결하고 꾸준히 학술 인적 물적 교류를 넓히고 있는 것. 계명대와 우즈베키스탄 예술학술원은 이날을 ‘계명의 날’로 명명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었다. 계명대 미술대 10개 학과 학생은 작품 51점을, 교수는 작품 17점을 우즈베키스탄 예술학술원 본관 특별 공간에 전시했다. 대학 측은 이 작품들을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모두 기증했다.

국제 순수 및 응용 미술 축제 행사장에서는 계명대 회화 및 공예 전공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과 작품 교류 활동을 펼쳤다. 자신을 그린 인물 크로키 작품을 선물 받은 하비불라예바 파르조나 양(14)은 “한국 학생들이 작품을 그려준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짧은 시간에 너무 잘 그린 그림이다. 잘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공예 전공 계명대 학생들이 도자기를 빚자 이를 사진에 담으려는 현지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회화 전공 학생들이 그림 작품을 그려주는 행사에도 온종일 관람객이 붐볐다. 축제 개막식에서 체육대 학생들은 태권도 시범 공연을, 미술대 패션디자인 학생들은 패션쇼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계명대 공예디자인과 3학년 이재희 씨(22)는 “축제장에서 다른 나라 문화와 예술을 접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개최한 전시회를 통해 우리 대학을 널리 알리는 일에 보탬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국장현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대사 대리는 “3년 전 시작한 문화 행사를 예술뿐만 아니라 체육을 포함한 다채로운 분야로 확대한 행사라 의미가 크다”며 “양국의 학생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서로 친밀해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윤희 계명대 미술대학장은 “서로 다른 문화의 예술적 교류가 이뤄지면서 학생들에게 안목을 높여주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화를 지역 대학 미래 경쟁력으로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지난달 16일 타슈켄트 국립동방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대학은 신 총장이 2001년부터 우즈베키스탄의 18개 대학 및 기관과 교류하며 양국 간 친선에 이바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계명대는 국립동방대와 한국어교육학 및 한국학 교육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학생 봉사 및 교직원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술 및 인적 교류도 한다.

계명대 미술대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국립예술디자인대를 방문해 향후 유학생 유치 방안을 논의하고 교직원 연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 계명대 국제처는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부를 방문해 장학금 1만 달러와 증서를 전달했다. 이어 타슈켄트 국립체육대, 세계언어대와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고 학술 교류 및 학과 개설을 추진한다. 김선정 계명대 국제부총장은 “협약한 각 대학과 향후 공동학위 수여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며 “국제화를 통해 대학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