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올 1분기 실적 발표
기아 카니발. 기아 제공
기아가 완성차 업계에 불어닥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하이브리드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26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3조42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9.2%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매출의 경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26조212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난 덕에 영업이익률도 13.1%에 달해 지난해 2분기(13.0%)를 제치고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가 기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비록 기아의 1분기 판매량은 76만515대(도매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늘었다.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지난해 1분기 9.7%였던 것이 올해는 12.8%(9만3000대)로 늘어났다.
이달 초 진행한 회사의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향후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송호성 기아 사장. 기아 제공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하이브리드와 SUV 판매가 늘어나면서 대당 판매가격(ASP)이 361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0만 원 늘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328원에 달한 원‧달러 평균 환율도 기아 차량을 해외에 수출할 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약세일 경우 해외에서 판매할 때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려 시장 수요에 발맞출 예정이다. 올해 하이브리드 목표 판매량은 37만 대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캐파(생산력)를 확장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수요 대응 역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