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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온 사람에게 뜨거운 물”…부산마라톤 참가자 항의 폭주

입력 | 2024-04-24 10:31:00


제19회 부산마라톤 자료사진. (부산마라톤 홈페이지)



최근 부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가 부실한 운영으로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시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일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마라톤’ 대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식수 공급, 차량 통제, 화장실, 음식, 코스 거리, 완주 기록, 물품 보관’ 등 대회 운영 전반이 모두 엉망이었다고 지적했다.

하프코스를 뛰었다는 한 참가자는 “도착지에 물이 없었다. 만약 해가 떠 있었다면 몇명 실려 갔을 것”이라며 “푸짐한 먹거리는 없고, 목메는 빵 하나 먹다가 물 달라니까 뜨거운 물을 먹으라더라”고 설명했다.

또 “중간 급수 지점도 적절치 않았고, 차량 통제가 안됐다. 화장실도 추가 설치 없이 기존 공원 화장실을 5000명이 이용하기에는 부족했다. 할아버지들의 운영으로 체계적이지 않았고, 수상자들은 주최 측과 누가 일등이니 이등이니 싸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가비로 낸)그 돈은 다 어디로 간거냐? 기념 티셔츠도 어디서도 입을 수 없는 최악의 쓰레기였다. 이 대회는 부산시에서 감사가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하프코스 참가자도 “국수·두부김치·막걸리를 제공 한다더니 전혀 없었다. 어떻게 뛰고 온 사람한테 뜨거운 물을 마시라고 하냐. 기념티셔츠 하나 주는거면 4만원 주고 여기 신청 안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참가자는 “5km라고 적혀있는데 애플워치를 확인했더니 실제론 4km였다. 1km는 어디간거냐? 달리는 길에 계속 차가 다니고 부모들은 자녀들 차 피하느라 바빠 보였다. 돈의 흐름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회는 5km, 10km, 하프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선착순 5000명을 참가인원으로 접수받았다. 주최는 ‘부산광역시육상협회, 주관은 ‘부산마라톤협회’로 명시돼 있다.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물품보관, 물, 코스, 기록증 문제 등으로 불편을 드린점 사과드린다”며 “날씨 이슈, 내부적인 소통 문제와 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약속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유채꽃 축제로 인해 관련기관에서 못하도록 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며 “다른 콘텐츠로 대체하거나 사전에 제대로 통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산광역시육상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는 부산광역시육상연맹과는 관련이 없는 대회”라며 “해당 단체는 대한육상연맹과 부산광역시체육회, 그리고 정회원단체인 부산광역시육상연맹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비승인 단체”라고 공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