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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늘·내일 사전투표… 투표해야 정치도, 미래도 달라진다

입력 | 2024-04-05 00:00:00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인천공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을 이용객이 지나고 있다. 2024.4.4 뉴스1


4·10총선 사전투표가 오늘과 내일 이틀간 실시된다. 신분증만 소지하면 별도 신고 없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 2016년 총선에서 12.2%였던 사전투표율은 2020년 총선에서 26.7%까지 올랐고, 재작년 대선에선 총투표율(77.1%)의 절반에 가까운 36.9%까지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공개한 의식조사에선 투표 의사를 밝힌 유권자의 42.7%가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답했다.

사전투표는 사실상 총선 종반전을 향한 막판 질주의 기점이라 할 수 있다. 어제부터는 선거 여론조사를 공개할 수 없는 깜깜이의 시간이 되면서 여야는 모두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당 후보 전원이 오늘 투표할 것이라며 그간 일각의 불신 때문에 소극적이던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도 ‘투표율 제고가 곧 야당 승리’라며 일찌감치 지지층의 사전투표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사전투표가 총투표의 절반을 넘길 수도 있다.

이번 총선은 역대 이런 선거가 있었나 싶을 만큼 혼탁하다. 여야 할 것 없이 무책임한 세금 퍼붓기 공약이 난무하고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후보가 속출하고 저질 막말 대결이 판을 친다. 작금의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비(非)자유주의적 포퓰리즘 열병을 앓는다지만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열성 지지층을 향해 흥분과 분노를 유발하는 선동 정치에 대한 혐오가 만연하다. 지역과 이념, 세대로 갈리는 분열과 갈등의 양상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투표는 해야 한다. 투표는 국민 개개인의 주권 행사이자 집단적 의사표시로서 정치권력에 대한 강력한 견제 수단이다. 그 투표권을 얻기까지는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있었다. 정권 심판이든, 야당 심판이든, 정치 심판이든 유권자의 한 표는 미래를 바꾸는 힘이었다. 실제로 유권자의 한 표는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이번에도 여야 지지층 결집이 두드러지면서 불과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박빙의 승부가 적지 않을 것이다.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이자 책무다. 선거 때면 고분고분 허리를 굽히다가도 당선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심판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정치라면 관심을 거둔 냉담층도 적지 않지만 그럴수록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집마다 배달된 선거공보물을 들여다보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次善), 차악(次惡)이라도 가려내야 한다. 나아가 도저히 못 봐줄 정치를 꾸짖기 위해선 투표장에 나가 기권표라도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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