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전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게 접지입니다. 누설 전류에 의한 감전, 오작동 등을 방지하기 위해 남는 전기가 땅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요즘은 플러그와 콘센트 자체에 접지극과 접지 단자가 달려 나오면서 점차 사라졌지만 과거 세탁기, 냉장고에는 ‘접지선’이란 게 따로 필요할 정도였죠.
접지극이 달린 플러그 / 출처=셔터스톡
소비 전력이 큰 대형 가전이 아니라도 제품에 따라서는 안전이나 오작동 예방을 위한 접지 플러그가 달려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여러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고출력 충전기는 어떨까요? 접지 플러그가 꼭 필수일까요? phyXXXX님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최근에 멀티 충전기를 구매하려고 알아보다 가능하면 접지가 되는 제품을 사라는 글을 봤습니다. 보통 스마트폰 충전기에는 접지 단자가 없는 형태가 많은 거 같은데, 멀티 충전기에만 꼭 접지가 필요한 이유가 있나요?” (일부 내용 편집)
아마 스마트 기기를 여러 보유한 분들이라면 이번에 질문하신 독자님처럼 멀티 충전기 구매를 고려하거나, 이미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몇 년 전부터 전력 효율이 높은 질화 갈륨(GaN) 소자가 보편화되면서 작고 가벼우면서도 출력은 높아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좋은 충전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다만 기존 충전기들과는 달리 제품에 따라서는 100W가 넘는 고출력 제품도 나오다 보니 혹시 모를 누설 전류로 인한 안전 사고 대한 우려도 같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 고출력 제품 중에는 접지 플러그를 채택한 제품들도 있고요.
접지극이 없는 일반 플러그를 채택한 고출력 멀티 충전기 / 출처=투키(Toocki)
결론을 말하자면 접지극이 있으면 좋지만, 꼭 필수라고 보긴 힘듭니다. 믿을 만한 브랜드에서 제조한 제품, 특히 국내에서 정상 경로로 유통되는 제품이라면 접지 플러그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안전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직류전원장치는 반드시 관련 법에 의거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품 포장, 표면의 제조 정보 등에 KC마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전상 문제는 없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접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미세한 누설 전류 때문에 기기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태블릿, 스마트폰을 충전 중에도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면 접지 플러그가 있는 제품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고사양 게임을 즐기거나 기기를 충전하면서도 터치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등의 상황이 있을 수 있겠죠.
또한 표면이 금속 재질인 노트북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충전 중 누설되는 미세 전류로 인한 찌릿한 느낌에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도 접지가 되는 충전기를 쓰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접지 플러그가 달린 고출력 멀티 충전기 / 출처=아트뮤
다만 이때 느끼는 찌릿한 느낌이 실제로 전기가 통해서 느껴지는 게 아니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에 따르면 충전 중 느껴지곤 하는 찌릿한 감각은 누설 전류가 아닌 전류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진동 때문이라고 합니다. 금속 재질이라 하더라도 산화 코팅이 되었기 때문에 표면에 전기가 통하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미세한 진동이 마치 전기가 흐르는 듯한 착각을 주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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