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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초중고생 2천 명’ 郡도 교육특구… 이러니 “총선용” 말 나오는 것

입력 | 2024-03-01 23:54:00


정부가 지역 명문 학교 육성을 지원하는 교육발전특구 31곳을 지정한 데 이어 전국 일반고 중 40곳을 자율형공립고로 지정했다. 모두 각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기업, 대학과 특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해 지역 명문 학교를 키우겠다는 정책이다. 교육발전특구에 포함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제주 등 광역지자체 6곳과 기초지자체 43곳은 앞으로 3년간 매년 30억∼100억 원을 지원받는다. 자율형공립고 40곳에는 매년 2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된 부산에는 케이팝(K-pop)고가, 광주에는 인공지능(AI) 영재고가 신설된다. 자율형공립고 35곳은 교육발전특구와 연계돼 운영된다. 경북 안동여고는 바이오, 전남 나주·봉황·매성고는 전력과 반도체 등 다양한 특화 과정이 도입된다. 지역을 떠나는 주요한 원인으로 부족한 교육 인프라가 지목되는 만큼 대학, 기업 등과 협력해 우수한 지역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뒤처진 지역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도 이번 교육발전특구에 신청한 40곳 중 31곳이 무더기로 선정됐다. 탈락한 9곳 역시 예비 지역으로 분류돼 2차 공모에 추가로 지정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실상 탈락하는 지자체가 없는 셈이다. 자율형공립고 역시 신청한 고교 40곳이 모두 선정됐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선 한정적인 재원을 두고 나눠 먹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 교육발전특구에는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을 모두 합쳐도 2000∼3000명 남짓인 군(郡) 단위 지역도 다수 포함됐다. 명문 학교를 육성해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겠으나 학령 인구가 많은 곳부터 투자해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맞는 순서 아닌가. 더욱이 관련법도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전국에 특구를 지정했다. 법적 근거 없이는 규제 완화나 재정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율형공립고의 경우는 15년 재탕 정책을 내놓으면서 기본적인 옥석 가리기조차 하지 않았다. 해당 지역의 환심을 사는 데만 급급한 정책으로는 ‘총선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