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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황운하, 총선 불출마 선언…“기꺼이 희생양 되겠다”

입력 | 2024-02-26 12:08:00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4.2.26. 뉴스1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4·10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중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단합과 더 큰 승리를 위해 민주당 대전 중구 국회의원 재선 도전을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단결하라 요구하는데 민주당은 파열음을 내고 있다. 누군가는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며 “제가 기꺼이 희생양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황 의원은 지난 19일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기자회견 시작 몇 분 전 이를 취소한 바 있다. 황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개혁의 선봉에 서서 가장 강하게 싸워야 할 사람이 물러서면 결코 안 된다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신성한 제단에 희생양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제 결단으로 당 지도부가 부담을 덜어내고, 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더 많은 민주시민이 윤석열 정권 심판에 힘을 모을 수 있기만을 소망한다”며 “제 불출마는 당의 판단이 아니라 제 결정이다. 당의 총선 승리를 바라는 제 절박한 심정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제 불출마는 검찰개혁 완성을 위한 마지막 시련이 될 것”이라며 “억울함과 분함은 우리 당이 아니라 없는 죄를 만들어 억울한 피해자를 만든 윤석열 검찰 정권에 쏟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지만, 검찰개혁 완수를 향한 제 행군은 계속될 것”이라며 “최후의 승리를 향한 고난의 여정에 늘 힘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고민은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억울하지만 울산 사건 1심 판결이 선거 국면에서 우리 당에 불리한 소재로 공격받는다면 내가 당에 누를 끼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것과 물러날 이유가 안 된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최종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말을 듣고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황 의원은 송 전 시장의 경쟁 후보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비위 정보를 받아 하명수사를 한 혐의를 받는다.

황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내 현역 불출마는 14명이 됐다. 앞서 6선의 박병석 의원과 5선 김진표 국회의장, 4선 우상호, 3선 김민기·인재근· 재선 임종성, 초선 강민정·오영환·이탄희·정필모·최종윤·홍성국·김홍걸 의원 등이 불출마를 결정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