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튀밥 주워먹겠다는 격” 음모론 거론 李 대표 비판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 뉴스1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의사는 파업을, 정부는 ‘진압쇼’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내부 위기 탈출용”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 발언이 민주당 총선 공천 잡음 등 당내 문제에 대한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계산된 정쟁 유도성 발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의료 파업에 따른 국민적 고통을 어떻게 해소할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할 시점에 이런 갈라치기 차원의 내용을 발표하는 건 맞지 않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를 놓고 불난 집에 튀밥 주워 먹겠다는 듯 달려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정쟁 유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초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에 환영의 뜻을 표한 바 있고, 민주당 정부에서 이뤄내지 못한 일이라고 말한 적도 있지 않느냐”며 “이에 비춰보면 현재의 이 대표 발언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서 “의료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적정 증원 규모는 400~500명 선”이라며 “파업 그 이상을 해도 의대정원 확대는 피할 수 없고, 의사 파업은 국민의 관점에서 용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타진해본 결과, 의료계도 이 정도 증원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부러 2000명 (의대) 증원을 들이밀며 (의사들의) 파업을 유도한 뒤 애초 목표인 500명 전후로 타협하는 정치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시중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음모론을 꺼내들었다.
이날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의 해법은 바로 ‘환자들 곁’에 있다”고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음모론을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사 증원 규모는 협상을 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지금 입장은 이마저(현재 증원 규모)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의료계는 마지막 남은 ‘카르텔’과도 같다”며 “국민의 힘으로 이번에는 굴복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