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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구속기소…“부당이득 6616억”

입력 | 2024-02-14 11:07:00

주범 이모씨, 자본시장법 위반 등 구속기소
檢 "영풍제지 주가 1년 간 약 14배 급등해"
부당이득 6616억…단일종목 범행 최대규모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등 22만회 시세조종




검찰이 코스피 상장사인 영풍제지의 주가를 약 14배 상승시켜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의 주범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6000억원대로, 단일종목 주가조작 범행 사상 최대 규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14일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의 주범인 50대 사채업자 이모(54)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3개월간 도피생활을 한 이씨가 제주도에서 서귀포항에서 체포된 지 약 3주 만이다.

검찰은 이씨와 함께 주가조작 가담자 2명과 범인도피 사범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을 제외한 주가조작 일당과 이씨 도주를 도운 조력자 등 총 11명은 자본시장법 위반, 범인도피 등 혐의로 먼저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주가조작 일당 등과 함께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간 총 330여개의 증권계좌를 통해 총 22만7448회(1억7965만주 상당) 시세조종을 해 661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시기 영풍제지의 주가는 2022년 10월25일 기준 3484원에서 1년 후인 지난해 10월17일 48400원으로 약 14배 급등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일당은 총 3개의 팀이 점조직으로 구성됐다. 각 팀은 주식매수에 필요한 자금과 증권계좌를 모집·관리하는 조직원, 총책의 지시에 따라 주식매매를 담당하는 조직원 총 20여명으로 운영됐다.

일당은 약 1년간 ▲가장·통정매매 14만8615회(1억1788만주 상당) ▲고가매수 6만5924회(5000만주 상당) ▲물량소진 주문 1만2643회(1112만주 상당) ▲시가관여 주문 98회(33만주 상당)·종가관여 주문 168회(38만주 상당) 등 총 22만7448회(1억7965만주 상당)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부당이득은 단일종목만으로 주가조작을 벌인 범행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이전에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조작’ 일당이 상장사 8개를 대상으로 약 4년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결과 총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검찰은 이들이 시세조종에 이용한 차명 증권계좌, 범죄수익이 입출금된 은행계좌, 부동산, 차량 등에 대한 추징 보전을 완료했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이 총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시세조종에 가담한 인원도 추가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팀은 수사 착수 직후 도주하여 종적을 감춘 주가조직의 일당 수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며 “사법공조 등을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주가조작에 관여한 추가 공범은 물론, 조직원들의 도피를 도운 사법방해사범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