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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 보려고 시카고에 몰려온 관광객들…치즈·꽃 두고 가기도

입력 | 2024-01-25 10:15:00

미국 동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로스코 빌리지에 있는 쥐 모양 구멍. X(옛 트위터) 캡처 @WinslowDumaine


최근 미국 동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길거리에 있는 ‘쥐 모양 구멍’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로스코 빌리지 지역 인도에 ‘시카고 랫홀(Chicago Rat Hole)’로 불리는 쥐 모양 구멍이 있다. 인근 주민들이 ‘쥐(rat)’와 도로에 생긴 구멍을 뜻하는 ‘팟홀(pothole)’을 결합해 ‘랫홀(Rat Hole)’이란 이름을 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랫홀은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

시카고 랫홀은 지난 7일 지역 예술가 윈슬로 듀메인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시카고에 왔다면 시카고 랫홀을 순례해야 한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은 25일 현재 511만 조회수를 돌파했으며 13만5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카고 랫홀’ 주변에 사람들이 음식과 장난감 등을 둔 모습. X(옛 트위터) 캡처 @WinslowDumaine

이후 랫홀은 시카고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소셜미디어에는 랫홀이 위치한 좌표가 공유되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랫홀 주변에 양초, 꽃, 치즈 등을 두기 시작했다. 시카고 레스토랑 체인인 ‘앤 사테(Ann Sather)’의 시나몬 롤 한 봉지를 바친 사람도 있다. 행운을 빌며 랫홀에 동전을 넣기도 한다.

지역 정치인들도 랫홀을 언급했다.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인 앤 윌리엄스는 지난 10일 X에 ‘11구역의 보석인 시카고 랫홀을 방문해 보세요’라는 홍보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이 지역구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정말 많다”며 “멋진 바와 레스토랑, 아름다운 동네, 상징적인 리글리 필드, 그리고 물론 시카고 랫홀도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랫홀’에 사람들이 행운을 빌며 동전을 던진 모습. X(옛 트위터) 캡처 @WinslowDumaine

인근 주민들은 ‘9년 연속 쥐가 많은 도시’로 선정된 시카고에서 랫홀이 유명해진 상황을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누군가 일부러 콘크리트 등으로 구멍을 메우려고 시도해 주민들이 다시 구멍을 파내기도 했다.

반면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다. 한 주민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을 통해 “20년도 더 된 랫홀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이젠 값싼 마케팅 수단이 됐다. 모두가 랫홀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얻고 싶어 할 뿐”이라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