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재학생 학교 곳곳 돌며 총격 부친도 시신으로 발견… 피살 가능성 관광객 많은 유럽도 총기불안 커져
외벽 난간으로 총격 대피한 학생들 21일(현지 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 도심의 카를로바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일부 학생이 옥상에 있는 용의자를 피해 학교 건물의 외벽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사진 출처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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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사건이 비교적 적다고 여겨지던 유럽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야기한 총기 난사가 발생했다는 점, 체코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기 여행지라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체코 관광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년 연 41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체코를 찾았다. 범행 장소인 카를로바대 또한 프라하의 대표 명소인 카를교에서 불과 약 500m 떨어져 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경찰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로 내국인 14명이 희생됐다”며 용의자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인 2명, 네덜란드인 1명 등 3명의 외국인이 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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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자크는 과거부터 일기나 소셜미디어에 “학교에서 총기 난사를 벌인 후 자살하고 싶다” “언제나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 나는 언젠가 미치광이가 될 것”이라고 썼다. 2019년 역시 카를로바대를 공격해 9명을 살해한 다른 총기 난사범을 찬양하며 “연쇄 살인보다 대량 살인이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추모하는 시민들 21일(현지 시간) 총기 난사가 발생한 체코 프라하의 카를로바대 건물 밖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로 촛불을 밝히고 있다. 프라하=AP 뉴시스
체코의 느슨한 총기 규제, 경찰의 허술한 초동 대처 등도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CNN에 따르면 전체 인구 약 1000만 명 중 30만 명 이상이 총기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된 총기만 100만 정에 달한다. 총기 면허를 취득할 때 범죄 기록을 제출할 필요도 없다. 코자크 또한 면허를 지녔다.
경찰은 이날 코자크가 카를로바대 한 건물에서 강연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건물의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정작 총격은 다른 건물에서 발생해 참사로 이어졌다. 페트르 파벨 대통령은 23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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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