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오전 10시15분. 대기 시간이 15분이나 흘렀지만 앞에 7374명이 구매를 기다리고 있다.
예상 대기시간은 ‘1시간 이상’. 대기 인원은 13만6136명. 마음 졸이며 15분을 기다렸지만 여전히 앞에 7000여명이 남았다. 고물가 시대에 2만1000원이나 아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이날 오전 분량의 상품권은 26분만에 판매 종료됐다.
서울광역사랑상품권은 2020년 서울특별시 주관으로 출시한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올해 2차 발행은 이날 단 하루 진행된다. 지난 3월 1차 발행에는 250억이 투입됐지만 이번 2차는 수요 조사에 따라 350억으로 늘어났다. 몰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출생 연도 짝·홀수에 따라 오전·오후 175억씩 분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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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할인율, 웬만한 신용카드보다 쏠쏠”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을 사용해 물건값을 결제하고 있는 모습. (성남TV 홍보화면 캡처)
직장인 김모씨(32)는 이날 서울광역사랑상품권(광역) 30만원과 전날 발행된 성북사랑상품권 50만원, 합계 총 80만원어치의 온라인 상품권을 구매했다. 할인율은 7%로 동일해 실제로는 74만4000원을 내고 80만원을 얻은 셈이다.
김씨는 “PT, 레이저 치료, 동네마트에서 주로 상품권을 사용하고 1차 때는 10% 할인율이라서 더 쏠쏠했는데 7%도 나쁘지 않다”며 “어차피 나갈 돈인데 미리 절약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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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맘카페에서도 그동안 어렵게 구매에 성공했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한 주부는 “10시부터 알람 맞춰놓고 들어갔는데 대기만 10만명이 있었다”며 “장기간 사용 안 하면 로그아웃이 돼서 명절 KTX표 구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지인들과 같이 ‘티켓팅’을 시도했지만 본인만 성공했다는 한 주부는 “구별로 나누고 그마저도 시간대까지 나눠서 배분했었는데 중간에 전화가 오고 다른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망했다”며 “지역사랑상품권 40만원에 7% 할인이면 2만8000원 아끼는 건데 이것 때문에 혈압이 오르락내리락했다”고 말했다.
앱 사용이 서툰 부모님을 대신해 직접 사용하진 않지만 대리 구매를 하는 자녀들도 적지 않았다. 상품권 구매는 서울페이플러스(서울Pay+), 신한SOL어플, 티머니페이, 머니트리, 신한PLAY 등의 앱에서 가능하다. 가족과 친구에게 선물도 할 수 있다.
부모님 대신 온라인 ‘오픈런’으로 지난 3월 상품권을 구매한 남모씨(27·여)는 “부모님이 보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가 아닌 곳에서 장을 보기 때문에 상품권 적용이 가능하다”며 “당시엔 할인율이 10퍼센트라서 5만원 돈이 절약됐지만 그때도 1분 만에 매진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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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는 지난 3월 사기 피해 사례를 ‘서울Pay+’에 공지하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유의를 요청했다.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상품권을 보내줄 것처럼 안내한 후 계좌이체 등을 유도하고 현금을 가로채는 사기 피해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상품권 부정 유통을 단속하고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한 홍보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