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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정찰위성 교신 성공… 대북 킬체인 ‘눈’ 달았다

입력 | 2023-12-04 03:00:00

4기 추가 발사해 北전역 감시



솟아오르는 軍 정찰위성 우리 군 최초 정찰위성이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국의 민간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펠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군은 3일 정찰위성이 궤도에 안착한 뒤 지상 교신에 성공하는 등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1


2일 새벽(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우리 군의 첫 정찰위성이 궤도 안착 후 지상 교신에 성공하는 등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 중이라고 군이 3일 밝혔다. 미국에 의존해 온 대북 우주감시 능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첫걸음이자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 전력 배치가 본격화된 것. 군 정찰위성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2일 오전 3시 19분경 발사됐다. 이후 1단 추진체와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분리를 거쳐 발사 14분 뒤인 오전 3시 33분경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뒤 목표 궤도(500km 고도)에 진입했다. 이어 오전 4시 37분에 해외(노르웨이) 지상국, 오전 9시 47분에 국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가동 중이다.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0cm(가로세로 30cm 크기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식별)급으로 북한의 만리경-1호의 해상도(3∼5m 추정)보다 월등하다. 군은 내년 4월부터 2025년까지 영상레이더(SAR) 정찰위성 4기를 추가 발사한 뒤 총 5기의 정찰위성을 배치해 2시간마다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을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軍 정찰위성, 하루 두번 영변 핵시설 등 감시… “해상도 北의 10배”


‘대북 킬체인의 눈’ 발사 성공
밤낮없이 北 미사일 기지도 촬영…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로 늘려
악천후에도 2시간 간격 北 감시
北 “만리경-1호 공식 임무” 주장

우리 군 최초 정찰위성이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2일 발사된 우리 군의 정찰위성은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전력이다. 향후 4∼6개월간 카메라 보정과 시험촬영 등을 거쳐 내년 전반기부터 북한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을 본격적으로 추적 감시하게 된다. 대북 감시 역량이 우주공간까지 확장되면서 대북 억지력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2일 만리경-1호가 공식 임무에 착수했다고 발표하는 등 남북 간 우주 정찰경쟁의 신호탄이 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세계 5위권의 해상도, 北 정찰위성 압도

한미가 대북 감시에 투입하는 유·무인 정찰기의 비행고도는 10∼20km 내외다. 지구 곡률(曲率)과 카메라 특성에 따라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해발 수백∼1000m 높이의 산 뒤편에 숨은 핵·미사일 기지나 TEL 등을 추적하는 데 제약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백 km 상공의 정찰위성은 그런 제약 없이 더 깊숙하고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 군 정찰위성은 초속 8km(총알 속도의 10배)로 지구를 하루 14∼15바퀴 돌면서 한반도를 하루 2차례 지나간다. 그때 북한 전역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

낮엔 전자광학(EO) 카메라가, 야간엔 적외선(IR) 센서가 북한의 주요 표적을 속속들이 촬영한 뒤 지상 관제소로 실시간 전송하게 된다. 군 소식통은 “영변 핵단지와 북한 전역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북-중 국경에 밀집한 중장거리 미사일 기지 등이 우선 감시 대상”이라고 말했다. 유사시 위성이 전송한 초정밀 표적좌표는 대북 타격 수단(미사일 등)에 연동돼 킬체인의 즉각적인 작동으로 이어진다.

정찰위성의 능력은 장착한 ‘눈’(카메라)의 해상도에 좌우된다. 해상도가 서브미터(가로 세로 1m 미만의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급은 돼야 차량 형태와 종류 등을 식별할 수 있다.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0cm급으로 북한의 만리경-1호(3∼5m 추정)보다 최소 10배 이상 우수하다. 군 관계자는 “해상도 등 전반적 성능이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위권”이라고 설명했다. 현존 최강 정찰위성인 미국의 KH-13은 해상도가 10cm급이다.

군은 내년 4월 영상레이더(SAR) 정찰위성 등 2025년까지 4기의 SAR 위성을 팰컨9 로켓으로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SAR 위성은 주야는 물론이고 구름과 안개 등 기상에 상관없이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전자광학 위성이 포착한 북한의 주요 표적과 특이동향을 SAR 위성으로 재촬영해 실체와 위협 정도를 규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2020년대 후반 대북 정찰주기 30분까지 단축

2025년까지 5기의 정찰위성이 배치되면 우리 군의 대북 정찰주기는 2시간가량이 된다. 실시간 감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위성 재방문 때까지 TEL 등은 수십 km 이상 이동하거나 지하 기지로 숨어버릴 수 있다. 또 위성 1기가 북한 상공 통과 시 실제 촬영시간은 3, 4분에 그쳐 5기 위성이 하루 10여 차례 북한을 촬영한다고 해도 전체 촬영시간은 30∼40분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군은 2020년대 후반까지 초소형 정찰위성(무게 100kg 미만) 수십 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30여 기를 저궤도에 띄울 경우 대북 정찰주기는 30분 정도까지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 북, 사진 공개 않은 채 “2일 공식 임무 착수”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정찰위성운영실이 2일부터 공식 임무에 착수했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달 21일 만리경-1호가 발사된 지 11일 만이다. 북한은 정찰위성 운용이 북한 최고 군사기관인 중앙군사위의 위원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할 아래 있고, 핵·미사일 부대와 특수·첩보전을 담당하는 정찰총국과도 밀접하게 연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만리경-1호 발사 이후 거의 매일 관제소를 찾아 위성의 촬영 사진 등을 보고받았다. 북한은 위성이 한미 주요 시설을 촬영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재까지 위성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425사업
2025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군의 독자 정찰위성 5대를 확보하려는 사업. 정찰위성은 북한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표적과 도발 징후를 추적 감시하게 된다. 영상레이더(SAR) 위성(1기), 전자광학(EO·IR) 위성(4기)의 영문과 비슷한 발음인 ‘425’로 표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