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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없다” 문 안 열어준 父…불난 아파트서 엄마·두자녀 숨진채 발견

입력 | 2023-12-02 08:53:00

지난 1일 저녁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화재가 발생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 중 어머니와 두 자녀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2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경 울산의 한 중학교로부터 “한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는데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관들은 곧바로 해당 학생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출동했는데, 학생의 아버지인 A 씨(40대)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자녀들이 집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찰관들이 재차 직접 확인을 요청해도 A 씨는 계속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오후 8시 24분경 현관문 강제 개방을 위해 소방구조대에 협조를 요청했다.

소방구조대가 도착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보니 집안에서 불이 나 연기가 가득했다.

방안에서는 A 씨의 아내,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불은 소방 당국에 의해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대기업 직원인 A 씨가 경제적 문제를 겪어오다가 가족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A 씨 가족의 지인과 친인척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