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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인 비극 ‘홀로도모르’인데…러, 키이우에 개전 뒤 최대 규모 공습

입력 | 2023-11-25 17:59:00

2주 만에 키이우 재차 공습…이번에는 규모 최대로
공습 6시간 진행돼…2명 부상·시내 전력 공급 끊겨
공습일, 소련 시대 우크라인 대규모 아사한 추모일




러시아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소련 치하에서 우크라이나인 25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은 ‘홀로도모르’ 기념일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6시간 동안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키이우시 군사행정청은 개전 이래로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11일 7주 만에 키이우에 공습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주요 공격 방향을 키이우로 설정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기록적인 수의 (자폭용 이란제) 샤헤드-131/136형 드론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공격 결과로 도시 전역에서 부상자가 최소 2명 발생하고, 건물 여러 채가 피해를 봤다.

키이우시 군사행정청은 “(키이우의) 가공선 전원이 끊겼고, 그 결과 시내 중심부에 있는 주거용 건물 77채와 기관 120곳이 전력이 끊긴 채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시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은 우크라이나인에게 비극적인 날이다”이라며 “우크라이나인 1000만 명 이상이 전체주의 러시아에 의해 굶어 죽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러시아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인을 말살하고, 겨울에 열과 빛을 차단하고, 도시와 마을을 파괴하려고 한다”라면서 “이는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인을 향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홀로도모르는 1932~1933년 소련 시대 이시오프 스탈린 치하 자행된 대기근이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비옥한 평야가 있지만, 소련 지도부가 곡물 수탈 등 정치적·행정적 결정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만들어 냈다. 사망자 수 집계에는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250만~300만 명 정도로 추산하며, 많게는 1000만 명까지도 숨졌을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미국, 바티칸시국 등 일각에서는 해당 사건을 고의적인 집단살해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기반 시설 피해 등은 아직 집계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