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前보좌관 “이정근·강래구 요구로 돈봉투 전달…宋엔 보고 안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7.3. 뉴스1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심리로 열린 무소속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모 씨를 증인신문하면서 화면을 통해 의원들의 실명을 밝혔다.
박 씨는 2021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300만 원씩 든 돈봉투 10개를 두 차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전 부총장은 이를 윤 의원에게 전달했고, 같은 달 28~29일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뿌려졌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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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는 ‘김남국 김병욱 김승남 김승원 김영호 김회재 민병덕 박성준 박영순 박정 백혜련 안호영 윤관석 윤재갑 이성만 이용빈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허종식 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 21명의 이름이 등장했다.
검찰이 “저분들이 (모임에) 참석했던 게 맞느냐”고 묻자 박 씨는 “제 기억에 없는 분도 있다”며 “박정 의원은 회의 장소에서 본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나머지 의원들은 한 번이라도 봤거나 송 전 대표 지지 의원이 맞느냐’는 질문엔 “지지 여부를 끝까지 알 수 없는 거지만, 회의 참석 여부는 박정 의원도, 김남국 의원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머지 (의원들은) 한두 번 뵌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8.21. 뉴스1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이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협회장의 통화 녹음을 제시하면서 “2021년 4월 25일 이전에 강 전 협회장으로부터 ‘윤 의원이 돈이 필요한 것 같더라’는 말을 들은 게 맞느냐”고 묻자 박 씨는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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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박 씨는 “300만 원이 든 돈봉투 10개를 준비해달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협회장이 ‘박 씨에게는 돈봉투 개수나 액수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박 씨는 2차 자금 요청에 대해서도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 전 부총장 아니면 강 전 협회장이었다”고 했다.
박 씨는 돈봉투를 만들어 전달했다는 사실은 경황이 없어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윤 의원이 다른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하는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