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의사들 교통사고만 내도 면허 취소 가능…‘의사면허취소법’ 시행

입력 | 2023-11-20 12:33:00

뉴스1


20일부터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범죄의 구분 없이 면허가 취소된다.

범죄를 저질러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은 처벌을 받은 후 면허 재발급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4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면허를 다시 받을 자격이 생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의 면허 취소 대상 범위가 기존 ‘의료법 위반’에서 ‘의료사고를 제외한 모든 범죄’로 확대된 ‘의사면허취소법’이 시행된다고 20일 밝혔다.

이 법은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그리고 조산사와 간호사에게도 적용된다.

이는 복지부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면허 재교부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의료인 면허 취소 사유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로 의사들을 중심으로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의료인이 범죄를 저질러 면허 취소 시 사비를 내고 환자 권리 이해 등 관련 교육을 40시간 이상 받아야 면허를 재교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면허재교부심의위원회 전체 위원 9명 중 과반(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20일 의사면허취소법 시행 이후 면허를 재발급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료인 면허 재교부 요건이 명확하지 않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면허 재교부를 심의하는 위원회 위원 중 대다수가 전현직 의사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연구 용역을 거쳐 내년 중 면허 재교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의료계는 의사면허취소법 시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치과협회(치협) 등은 “의료인에 대해 범죄의 유형과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범죄로 면허취소 사유를 확대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생존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의협 등은 우발적인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만으로도 의료인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의료인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진료 분야를 선택하고 방어 진료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의협은 자율규제권을 강조하며 의료단체에 의사면허 관리 권한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지난 9일 ‘대한의사면허관리원 설립 추진단(가칭)’을 재구성한 데 이어 ‘자율정화특별위원회’를 재구성해 의료계 자정 활동을 통한 대국민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