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1시 광주 남구 양림동 수피아 여고 교정에 13회 졸업생을 비롯해 선후배들이 모영 낙우송 기념식수 60주년 모교 방문행사를 갖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낙우송 동창회가 만들어진 계기는 뭘까. 1963년 1학년 C반 한덕선 담임교사는 미국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 ‘20년 후’를 자주 읽어주며 제자들에게 20년 후 자화상을 그려보라고 했다. 단편소설 ‘20년 후’는 절친한 친구가 20년 만에 만났지만 우정과 사회 정의를 고민하다 정의를 선택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고인이 된 한 교사는 제자들과 함께 20년 후를 생각하며 ‘남을 위한 삶’이라는 꽃말을 가진 낙우송을 교정에 심었다. 사제(師弟)들은 낙우송을 심은 뒤 20년 후 나무 밑에 모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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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우송 밑에 20년마다 모이는 동창회는 1963년 당시 수피아 여고 1학년이던 13회 졸업생 전체가 참여하고 있다.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77·13회 졸업생)는 “교정에 심은 낙우송은 서로의 마음을 잇는 힘이 됐다. 커가는 낙우송에 기댄 20년 후 자화상 그리기가 미래를 가꾸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