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강경파와 합심해 권력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쳐냈다.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에 합의해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을 막는데 기여한 매카시 의장이지만, 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타임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표결에 앞서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두 시간 이상 머리를 맞댄 후 매카시 의장을 보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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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표결 전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하원에서 공화당의 내분을 끝내는 건 공화당 의원들의 책임”이라며 “이들이 진실되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MAGA 극단주의에서 탈피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 지도부는 의장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스 대표는 매카시 의장이 당내 MAGA 극단주의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매카시 의장이 임시 예산안 통과에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만, 부채한도 협상 당시 자신이 했던 약속을 뒤집고 상황을 셧다운 위기까지 몰고 간 잘못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뿐 아니라 매카시 의장이 오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를 놓고 민주당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점도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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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민주당과 결탁했다는 이유로 축출된 매카시 의장은 결국 민주당의 손에 내쳐졌다. 민주당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며 찬성 216표 대 반대 210표로 해임안이 통과된 것이다.
해임안을 제출한 공화당 맷 게이츠 의원을 비롯해 앤디 빅스·일라이 크레인(이상 애리조나), 켄 벅(콜로라도), 팀 버쳇(테네시), 밥 굿(버지니아), 낸시 메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맷 로젠데일(몬태나) 등 공화당 강경파 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미 역사상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1910년 조지프 캐넌(공화·일리노이), 2015년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전 하원의장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의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가결 직후 “전통적인 공화당원들은 마가 극단주의에서 벗어나 국가를 위한 파트너십에 동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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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들이 1순위 경계 대상이다. 지난달 28일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의 추모 행사에 참석해 “오늘날 공화당이 마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휘둘리고, 위협받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며 “정치적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발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