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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의 귀환’…성형외과·쇼핑몰 등 앞다퉈 모시기 경쟁

입력 | 2023-09-22 17:01:00

중국 중추절 국경절 최대 10일 연휴
한국 단체관광 허용…성형외과, 면세점, 제주 등 분주
강남 성형외과, 외국인 전용 센터 갖추고 유치전 나서
추석연휴 겹쳐 호텔·항공편 가격 올라…귀성객 피해 우려




“최근 한 달 사이에 중국인 환자가 50% 가량 늘어난거 같아요. 추석 연휴에도 중국 관광객으로 예약이 꽉 찼습니다.”

22일 서울 강남역 앞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박모 원장(32)은 중국인 단체관광객(游客·유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추석 연휴 병원 예약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하루가 다르게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금지했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것은 6년 5개월 만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사드 사태 전인 2016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1724만 명)의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807만 명이었다. 479만 명이 한국을 찾은 2018년과 비교하면 단체관광 금지로 2년 만에 40% 이상 준 셈이다.

올해 중국은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중국 최대 연휴인 중추절과 국경절에 주말까지 이어져 최대 10일간 연휴다. 과거 유커들이 많이 찾았던 명동의 쇼핑점이나 강남의 성형외과, 피부과, 면세점 등이 ‘유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이날 기자가 직접 다녀본 강남역 주변은 평일 낮인데도, 캐리어를 끌고 성형외과·피부과 등 미용 업계와 대형 쇼핑몰을 찾는 유커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부는 방금 시술을 마친 듯 얼굴에 부목을 한채 거리를 돌아다녔다. 성형외과 김모 원장(53)은 “중국 관광객은 한 번에 수백, 수천만을 쓰기도 한다”며 “몇몇 성형외과들은 외국인 전용 센터까지 열었다”고 했다.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도 유커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제주도는 중국 국경일 연휴 기간 2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지역 면세점 관계자는 “단체관광이 들어오면서 매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상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석과 중국 중추절이 겹치며면서 국내 귀성객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숙소나 교통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거나 아예 예약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본가가 제주도인 직장인 문모 씨(25)는 “비행기 편이 아예 없어 취소된 표를 겨우 구했다”며 “비용도 평소보다 2배 정도 비싼 왕복 25만 원 정도였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이모 씨(29))는 “부모님이 제주에 사시는데 비행기표를 못 구해 부모님을 서울로 모시기로 했다”며 “가족들과 하루를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는데 100만 원 넘게 들었다”고 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