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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 일제히 상승…반도체 업황 살아날까

입력 | 2023-09-19 11:49:00

'선행지표' D램 현물가↑…업계 "의미 있는 상승세"
연내 메모리 D램 가격 상승 전환 기대감 커지는 중
"연내 D램 재고 정상화" 전망 속 수요 늘어날지 관심




D램 거래가격에 선행하는 현물(스팟)가격이 일제 상승으로 돌아서며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아직 수요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지만, 대규모 감산이 지속되면서 구매자들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본다.

19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 오후 PC용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의 현물가격은 평균 1.498달러로 0.67% 상승했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16GB도 4.083달러를 기록해 0.82%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구매자가 현 추세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D램 모두에서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물가격은 IT업체나 PC부품 도소매 업체가 수요 업체와 반도체를 거래할 때 가격이다. D램 거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 간 대량거래 가격인 ‘고정거래가격’보다 실시간으로 시황을 먼저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현물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고정거래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감산 효과 본격화…연말 가격 상승 전망 커져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메모리 업계의 감산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모리 업체들은 공급 과잉 우려가 큰 DDR4의 생산을 줄이고, DDR5의 생산을 늘리는 등 세대교체 작업을 지속 중이다. 여전히 시중에 DDR4의 재고가 수요 대비 많아 업황 반전을 논하긴 이르지만, 연말로 갈수록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와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에서는 연내 메모리 가격이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4분기(10~12월)부터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전환되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줄고, 할인 자제…수요 변화 끌어낼까
이 같은 D램 시장 전망은 업계와 업체 간 대량 납품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공급업체들이 대규모 감산이 잇달고, 할인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메모리 구매 고객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D램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PC 등 수요 업체들은 부품 비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적정 재고보다 3~4배 많은 것으로 알려진 D램 업계의 재고 소진이 더 빨라질 수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DDR4 유통재고가 올 연말을 지나가며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4분기 D램 고정가격 반등을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