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한 시한 하루 앞서 23일 출두, 대선 불법행위는 부인 "정치적 동기의 기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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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해 2020년 미국 대선 뒤집기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로부터 기소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23일(현지시간)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줄리아니 전 시장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하기로 일정을 조율했다고 전 날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찰이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기소한 19명 중에서도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가장 핵심적인 피의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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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는 마피아와 같은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데 사용하라는 취지로 1970년에 제정됐지만, 실제 수사 현장 검사들은 피의자 기소 과정에서 RICO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검사들의 외면으로 사문화된 RICO법을 사실상 부활시킨 것이 줄리아니 전 시장이었다.
1983년에 맨해튼 연방검찰청장 자리에 오른 줄리아니는 당시 악명 높았던 뉴욕의 마피아 보스들을 상대로 RICO법을 적용해 유죄를 끌어냈다.
또 이 법을 화이트칼러 범법자들에게까지 확대했다. 이 법을 부하들에게 범죄 실행을 명령한 뒤 자신은 무관한 것처럼 뒤에서 이익만 챙기는 범죄조직 보스를 단죄하는 데 이용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정된 20만 달러(약 2억7천만 원)의 보석금에 비해서는 적지만 다른 공범들보다는 가장 많은 15만달러의 보석금이 확정되자 스스로 법원에 출두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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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의 줄리아니는 트럼프의 선봉장이자 심복인 개인 변호사로 조지아주를 비롯한 박빙 승부의 주들 출신 의원들에게 강요해서 유권자들의 의사에 반해 트럼프 지지자들로 선거인단 선출자를 임명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다른 유명인사 피고인들도 23일 모두 검찰에 출두했다. 제나 엘리스, 시드니 파월 등 조지아주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하거나 트럼프의 허위 발언을 지지하며 주 의회를 압박한 혐의를 받은 사람들도 모두 포함되었다.
조지아주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박빙으로 패배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와 공화당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투표를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줄리아니는 이런 가짜 주장을 하며 위증까지 한 혐의,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데 공모하고 주 의원들에게 선서를 어기고 친 트럼프 선거인단을 구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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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줄리아니는 23일 오후 풀턴 카운티 교도소밖에서 만난 기자들이 트럼프와 한 편이 되어 그런 짓을 한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오히려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이번 사건은 우리 식의 삶이자 투쟁의 방식이기 때문에 나는 영광으로 여긴다. 이 재판은 웃음거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나에 대한 공격,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피고들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이것은 미국민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에도 각종 집회에서 자신은 24일 풀턴 카운티 검찰에 자진 출두할 계획이라고 공언해왔다. 트럼프와 그 일당은 이번 수사를 정치적 동기에 의한 정치재판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원인 현지 윌리스 검사장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서울=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