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봉하는 영화 ‘더 문’… 달탐사선 ‘우리호’, 태양풍 만나 위기 ‘선우’ 구하려 고군분투 ‘재국’ ‘문영’… 용서와 용기, 그에 따른 위로 그려 다큐 보듯 생생한 달의 풍경 연출… 대부분 세트 촬영 도경수 연기 발군
영화 ‘더 문’에서 달 탐사를 위해 떠난 우리호 탑승자인 막내 대원 황선우(도경수)가 유성우가 떨어지는 달에서 탈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과 함께’에 이어 김용화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도경수는 “고립된 대원 역할이어서 촬영 내내 거의 감독님과만 소통했다. ‘더 문’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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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대한민국의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면서 대원 3명 중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인 막내 대원 황선우(도경수)만 홀로 살아남는다. 달에 고립된 선우를 구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나서고,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우주정거장 총괄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이 물밑에서 돕는다.
‘신과 함께’ 1·2편으로 한국 영화 최초 시리즈 연속 천만 돌파 기록을 세운 김용화 감독의 신작 영화 ‘더 문’이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2600만여 명의 관객을 모은 김 감독이 처음 도전한 공상과학(SF)물이다.
영화는 달 탐사를 소재로 했지만 달에 고립된 대원 선우와 그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재국과 문영의 감정선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재국은 5년 전 우리호에 앞서 우주 탐사에 나섰다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중 폭발해 산산이 무너졌던 나래호의 설계를 맡았던 인물이다. 선우의 아버지 역시 재국과 함께 나래호를 설계했던 연구원으로, 나래호 발사가 실패하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때문에 재국은 누구보다 절박하게 선우의 무사 귀환을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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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들고 나서 보니 ‘국가대표’ ‘신과 함께’에서 했던 이야기를 왜 또 했나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한동안 용서와 구원이란 키워드에 빠져 있었다. 용서를 구하는 용기와 용서를 받았을 때의 위로감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류애 역시 주요하게 부각된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생한 달의 풍경이다. 영화 ‘그래비티’가 연상되는 우주 유영 장면을 지나 선우가 달에 착륙한 후부터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시각특수효과(VFX)를 뽐낸다. 제작비만 280억 원이 들었다.
김 감독은 “달 탐사선 세트는 나사가 사용하는 부품과 소재로 실물에 가깝게 제작됐고, 4K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해 달의 질감을 최대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샷 수를 줄이는 대신 사진처럼 정교한 질감을 내는 데 집중했다. 영화 속 달의 표면을 볼 때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로 해상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홀로 세트에서 촬영한 순간이 대부분이었을 도경수의 연기는 발군이다. 대부분 장면에서 5, 6줄의 와이어를 차고 연기한 그는 “우주 유영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세트나 우주복이 실제와 너무 똑같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훨씬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경구 역시 “도경수 씨가 고생하는 걸 보면서 ‘나는 정말 날로 연기했구나’ 싶어 부끄러웠다”며 도경수의 연기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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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스토리의 상당 부분이 신파로 구축된다는 점은 아쉽다. 선우는 뜬금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데다 재국은 선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고백한다. 문영 또한 재국을 돕기 위해 나사 디렉터로서의 명예를 버리고 기밀을 빼돌리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캐릭터 때문에 이야기의 흡입력이 다소 떨어진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