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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출협, 서울도서전 수익 내역 누락” 출협 “사실 아냐, 박 장관 해임해야”

입력 | 2023-07-24 18:50:00

뉴시스 제공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최근 5년간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을 누락했다며 실정법 위반 여부에 따라 수사 의뢰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협의 회계처리를 들여다본 결과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 누락 등 한심한 탈선 행태가 발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출판사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인 출협은 10억 원 안팎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을 개최해왔다.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조금 집행과 사용내역 등을 감독하고 있다.

문체부는 “출협이 2018년부터 5년간 보조금 정산 과정에서 수익금의 상세 내역을 한 차례도 출판진흥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감독 기관인 출판진흥원이 확인 과정 없이 이를 그대로 추인해왔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경우 10억원 가량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문체부는 “출협은 도서전 기간 입장료와 출판사 등 참가 기관의 부스 사용료를 받아 수억 원대의 수익금을 얻었다. 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출협이 입출금 내역 일부를 지우고 제출하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제출한 수익금 내역에서 지워진 상당 부분이 해외 참가 기관으로부터 받은 참가비로 밝혀졌으며 출협은 감사 전까지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런 의혹 뒤에 출협과 출판진흥원의 묵시적인 담합이 있었는지, 이권 카르텔적 요인이 작동했는지를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보조금법 등 실정법 위반 혐의가 밝혀지면 출협 책임자에 대해 관계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출판진흥원에 대해서도 정산 업무 소홀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철호 출협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윤 회장은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내역 누락이 있다는 박 장관의 지적에 대해 “출협은 보조금 정산 규정에 따라 정산 완료 및 회계 검사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정산 완료 확정 통보 공문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령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또 “출협은 최근 십수 년간 서울국제도서전과 관련해 문체부와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승인 없이 정산을 마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문체부의 출협 방문 감사 시에는 아예 관련된 모든 통장 자체를 공개했다”고 했다. 이어 “출협은 지원받고 있는 국고보조금의 사용내역과 관련하여 현재 박보균 장관이 문제 삼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그리고 그 이전에도 문체부의 담당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공개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해왔다”며 “2018년과 2019년에는 수익금 상세 내역 제출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이 출협이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윤 회장은 “출협은 문체부의 산하 기관이 아니다”며 “통장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청에 응한다고 해서 출협의 다른 거래 내역까지 모두 밝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출협이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의 초과 이익을 국고에 반납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박 장관이 비판한데 대해 윤 회장은 “서울국제도서전은 국가행사가 아닌 민간의 행사”라며 “행사에 일부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익금의 초과 이익은 국고에 반납하라는 의무’를 부과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공직자가 더 이상 대립과 갈등, 의혹의 증폭에 몰두하지 말고 문화발전의 본령에 집중하기를 바란다”며 “박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