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궁평2지하차도에서 배수작업이 한창이다. 2023.7.1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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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물 퍼올려야죠”
17일 오전 9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소방대원들과 군인들이 지하차도를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펌프를 통해 연신 물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지하차도에서 소방펌프를 거쳐 나온 물은 소방차의 호수를 통해 포물선을 그리며 근처 공터로 쏘아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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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지하차도에서 나온 군인 9명은 전투복 상하의가 젖은 채로 탈진했다. 지친 이들은 지하차도 경사면에 털썩 주저앉아 하늘을 바라보면서 숨을 돌렸다. 지하차도 근처에 설치된 군부대 텐트에는 교대를 마친 특전사 요원 40여명이 팅팅 부은 발을 말리고 있었다. 햇빛에 군화를 일렬로 늘어서 말리고 있다.
휴식을 취한 뒤 교대를 한 특전사 요원들은 장비를 갖추고 늠름하게 앞만 바라보고 지하차도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 뒤이어 소방대원들도 함께 지하차도를 향해 걸어갔다.
해양경찰청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대원들이 17일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에서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2023.7.17/뉴스1
대한적십자와 자원봉사자들도 현장에서 분주히 구조인력들을 돕고 있었다. 허정옥 대한적십자사 고문은 “구조인력들이 아침부터 너무 배가 많이 고픈 상황이라서 새벽 5시부터 나왔다”면서 “특전사 요원들이랑 소방대원들이 너무 안쓰러워서 밥을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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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적십자사에서 봉사 중인 허 고문이 현장에서 특전사 한 명에게 식사를 배식해주자, 특전사는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를 표했다. 허 고문은 오이무침을 무치면서 배식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계속 확인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및 구호요원을 위한 급식을 지원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제공) 2023.7.17/뉴스1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22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의 수색작업이 오늘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장맛비에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바닥을 드러내면서 사고 차량 대수가 확인됐다. 배수작업과 함께 실종자 수색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소방 등 재난당국은 이날 중 수색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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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은 “현재 인력 486명, 장비 81대를 동원해 밤샘작업을 한 결과 배수율은 90%까지 올랐다”면서 추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배수작업과 함께 수색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군부대도 현장에 투입된 상황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의 인력과 함께 해당 지역에 특전사, 공군 항공구조사 등이 파견돼 수색작전을 어제부터 충북 청주 오송읍 지하차도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청주·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