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지난달 30일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젊은 조폭들이 술집에서 회동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분노를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조직폭력배(조폭)들이 술집에서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단합하는 영상을 본 강력부 검사가 애써 분노를 삼키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은 지난달 30일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젊은 조폭들이 술집에서 회동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조폭들은 한 데 어울려 문신을 드러낸 채 “파이팅”이라고 구호를 여러 번 크게 외친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이 전국 단위 모임을 하는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신 부장이 분노를 참는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많은 누리꾼이 열광했다. 그가 브리핑하는 모습이 갈무리된 한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30만 회를 훌쩍 넘겼다.
누리꾼들은 “검사님 표정에서 깊은 빡침이 느껴진다” “감정 절제를 하는 데도 서늘함이 드러난다” “단단히 화가 난 보이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조폭들이 대놓고 활개 치는 상황이라니 법치가 얼마나 우스워졌으면 저러는 건지 어이가 없다”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2020년 발생한 하얏트호텔 난동사건에 가담한 수노아파 조직원 중 9명을 구속기소, 30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온몸에 문신하고 지역구 1등이네, 전국구 별이네 이딴 소리 하면서 모여 노는 게 좀 꼴같잖았다”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가 발달했는데, 자기들끼리 우리 조직에 누가 있네 모였네 이러면서 과시하는 게 조폭 세계의 저질 문화”라고 비판했다.
신 부장은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거리에서부터 자본 시장까지 조폭이 진출해 있다. 쉽게 말해 조폭이 그룹 회장이 되는 세상”이라며 “이제 조폭과의 전쟁이 사실상 선포됐다. 앞으로는 조폭에 연계됐다고 하면 선처는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말보다는 실력과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