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3개 구에 극한 호우…재난문자 발송 12일 낮 최고기온 33도…습도 높아 '습식 사우나' 시민들 "아침 비, 오후 더위…장마철 맞나" 학계 "장마보다는 '우기'라는 표현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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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한 비가 내리다 다음 날에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날들이 빈번해지자, 시민들은 “장마철이 맞나”라는 불만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기상학계에선 ‘장마’라는 용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께 서울 동작구, 영등포구, 구로구에 극한 호우가 내려,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첫 긴급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극한 호우란 1시간 누적 강수량 50㎜, 3시간 누적 강수량 9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기상청이 지난달 15일 극한 호우가 예측되는 경우 해당 지역에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대책을 시행한 뒤 발송된 첫 재난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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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장마가 본격 시작한 이래로 이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장마철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최모(28)씨는 “아침에 비가 강하게 내리다가 오후 되면 찜통더위다”라며 “어제만 해도 갑자기 비가 엄청 오더니 오늘은 또 비가 안 오고 꿉꿉하기만 해서 장마가 맞는지 싶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박모(36)씨도 “아침 날씨 기사를 보면 항상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정작 오후에는 더위에 땀만 뻘뻘 흘린다”며 “어제도 비가 많이 와서 긴급 재난문자가 왔는데 오늘은 또 날이 괜찮아, 우산만 들고 다녀 무겁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비가 강하게 왔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기후변화 탓일 개연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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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장마철이 끝난 이후 보이던 집중호우식의 강수 패턴이 장마 기간에도 계속되자, 기상학계에선 ‘장마’라는 용어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선 ‘장마’라는 단어보다 강수량·강수 기간 등 객관적인 정보만 전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당시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과거와 달라진 여름철 비를 ‘장마’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 형태와 표현의 재정립을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권 전 원장도 “장마라는 용어를 재정립하자는 의견은 10년 정도 전부터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기상청에서도 장마철이 끝났다고 예보하는데 강수 패턴이 장마철과 비슷하다 보니, 장마라는 용어 본연의 의미를 잃고 있는 상황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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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