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배구연맹 사용구 일제 ‘미카사’ 국내 프로도 내달 대회부터 쓰기로 “경쟁력 저하, 공 탓은 무리” 의견도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달 29일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부터 일본 미카사가 만든 공을 쓰기로 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대회에서 쓰는 미카사 공을 국내 대회에서도 사용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사진은 27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정지윤이 미카사 공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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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달 29일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때부터 일본 미카사스포츠에서 만든 공 ‘V200W’ 모델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V200W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이다. 유럽 프로 리그도 대부분 이 공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한국에서는 프로배구 출범(2005년) 때부터 줄곧 한국 스타스포츠 제품을 사용해 왔다.
KOVO가 경기 사용구를 바꾸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국제 경쟁력 강화다. 국제대회와 국내 리그에서 쓰는 공이 다르다 보니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활약한 한선수(38·대한항공)는 “대표팀에 가면 미카사 공에 적응하는 데만 3주 정도 걸린다. 때론 경기하면서도 완벽한 감각이 아니라고 느낀다. 전쟁터에 총 없이 나가는 기분”이라며 “프로배구에서도 미카사 공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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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건 무리한 주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배구계 한 원로는 “우리 때는 스타 공만 써도 일본을 잘만 이겼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도 몰텐 공을 쓰지만 공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또 V200W가 그랜드챔피언보다 2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학교 배구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