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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연기에 밤샘 작업… 6차례 반복 시험”, “국내 발사, 이코노미 타다 퍼스트 탄 기분”

입력 | 2023-05-26 03:00:00

누리호 성공 항우연 관계자들 환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왼쪽)이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누리호 3차 발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5일 오후 6시 43분. 누리호가 18분여간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통제동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발사가 하루 연기돼 24일 오후부터 25일 오전 6시까지 밤샘 작업을 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은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발사 성공 소식에 이내 미소를 되찾았다. 옥호남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장은 “모두가 피곤함보다는 빨리 고쳐서 반드시 발사에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누리호로부터 분리되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고도 약 550km에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분리되고 있는 모습을 누리호에서 촬영한 사진.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25일 오후 7시 7분경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고유 식별 신호를 수신했다. 채널A 영상 캡처 

누리호는 24일 발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발사대의 헬륨 저장탱크와 지상 장비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에서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해 25일로 연기됐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헬륨 저장탱크 밸브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부터 통신 모듈 등 하드웨어까지 거꾸로 되짚어가며 모두 점검했다”고 했다. 이후 6번에 걸친 반복 시험을 통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발사 전날까지 밤잠을 반납한 연구원들의 노력 덕분에 3차 발사는 정확한 시간에 이뤄질 수 있었다. 고 단장은 “이번 발사는 이전과 다르게 발사 가능 시간이 1시간으로 정해져 있어 부담이 컸지만 연구진이 제자리에서 맡은 바를 잘 수행해줘 계획에 차질 없이 발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 3차 발사에서는 기체 설계를 크게 수정하지 않았다. 덕분에 엔진을 포함한 주요 부품의 성능시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고 단장은 “설계가 같아도 발사체에 들어가는 부품 하나하나를 사람 손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성능이 동일하지 않다”며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이상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의 성능시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총 부품은 37만 개, 전선은 37km에 이른다.

우리 발사체로 우리가 만든 위성을 쏘아올린 데 대해 연구원들은 많은 변화를 체감했다고 했다. 탑재 위성을 개발한 장태성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 2호 사업단장은 “지금까지 해외 발사체에 의존했을 때는 위성을 (해외로) 보내는 과정부터 준비하고 생각할 게 많았다”며 “모든 과정이 훨씬 편해졌다. 비행기로 치면 그간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다가 퍼스트 클래스를 탄 기분”이라고 말했다.

고 단장은 “이번에 손님을 모시는 첫 임무를 했는데 행여 실패하면 저희뿐 아니라 힘들게 개발한 위성 개발자도 힘들어져 부담감이 있었다”며 “심적으로 어제 오늘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는데 지금 굉장히 행복한 기분”이라고 했다.


고흥=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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