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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대 7만명 불법사금융 내몰려… “年1200% 초고금리” 11% 응답

입력 | 2023-05-16 03:00:00

저신용 68% “대부업체서 대출 거절”
10명 중 8명 “불법 알고도 빌려”
“최고금리, 시중금리에 연동해야”




고금리 속에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대부업체들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해 최대 7만1000명이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불법 사금융 이용자 10명 가운데 1명은 연 1200%를 넘는 초고금리를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서민금융연구원은 저신용자(신용 6∼10등급) 5478명과 대부업체 23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설문에 응답한 저신용자 가운데 68.0%는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크게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대부업체 중 76.2%는 2021년 7월 최고금리가 24.0%에서 20.0%로 내린 이후 월평균 신규 신용대출 승인율이 줄었다.

합법적인 대부업체들이 돈줄을 조이면서 서민들의 불법 사금융 이용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대부업 이용자의 경우 지난해 신규로 3만9000명에서 7만1000명가량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했고, 이용 금액은 최소 6800억 원에서 최대 1조2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는 응답자의 77.7%는 불법 사금융 업자임을 알면서도 돈을 빌렸다고 답했다. 이용 금리의 경우 응답자의 41.3%가 1년 기준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다. 연 240% 이상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는 비율도 33.1%로 2021년 22.2%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 120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이용자도 10.8%에 이르렀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시중금리가 대폭 상승했지만 연 20%에 묶인 법정 최고금리로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며 저신용·저소득 취약 대출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법정 최고금리를 시중금리에 연동해 운영하면서 서민 대출의 숨통을 틔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대부업체들은 적정 최고금리 수준으로 ‘연 24% 초과∼27% 이하’(52.2%)와 ‘연 27% 초과∼30% 이하’(21.7%)를 주로 꼽았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